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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김상운]허왕후 설화로 더 가까워진 한국과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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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김상운]허왕후 설화로 더 가까워진 한국과 인도

김상운 정치부 기자 입력 2018-07-12 03:00수정 2018-07-12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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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운 정치부 기자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는 김수로 왕의 왕비로 2000년 전 가야를 찾아온 허황옥의 고향이 있습니다.”(9일 인도 국빈방문)

“터키의 선조인 튀르크족은 고구려와 동맹 관계였습니다.”(5월 한-터키 정상회담)

한때 역사학도를 꿈꾼 정치인답게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에서 자주 고대사를 인용한다.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인연으로 외교 현안을 풀어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학창 시절 김해 금관가야 유적을 답사한 문 대통령은 집권한 뒤 가야사 연구·복원을 강조했다. 이번 인도 방문에선 “가야는 동북아 최고의 철기문화를 발전시켰다. 인도에서 전파된 불교문화가 가야에서 꽃피웠다”고도 했다.

사실 학계에선 허황옥의 가야 도래(渡來)가 사실이 아닌 신화에 가깝다는 의견이 많지만, 대통령 발언처럼 동아시아 불교문화 전파란 관점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 인도 고대사를 전공한 이광수 부산외국어대 교수는 ‘가락국 허왕후 도래 설화의 재검토’ 논문에서 “(허왕후 설화는) 통일신라 이후 형성된 불국토(佛國土) 관념에서 한국이 인도와 인연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한-인도 양국의 특수 관계는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특히 한-인도 정상회담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외교안보 분야 발언에 특히 주목하고 싶다. 모디 총리는 “한반도 긴장 완화에 우리도 의지를 가질 것”이라며 “인도는 남아시아 핵 비확산 노력의 직접 당사자이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이해 당사국”이라고 했다. 사실 인도는 한반도 비핵화를 강 건너 불구경할 수 없는 입장이다. 국경을 두고 오래 경쟁했던 파키스탄이 북한과 오랜 기간 핵개발 기술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의 발언은 미중 주요 2개국(G2) 갈등 이후 대중(對中) 외교 관점에서 한국에 적지 않은 전략적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은 2011년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인도, 호주, 일본과 연대해 중국을 봉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영토를 둘러싸고 1962년 중국과 무력충돌까지 빚은 인도 역시 중국의 지역 굴기가 달갑지 않다. 인도의 대중 견제 대열에 한국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속내가 깔려 있다.

중국의 영향력을 외면할 수 없는 한국의 셈법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중국의 협조가 중요하지만, 지난해 사드 보복 국면처럼 중국이 공세적으로 나올 땐 적절한 ‘견제구’를 날릴 필요도 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국제정치학)는 “이번에 한국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고 인도와 양자관계를 심화하는 데 집중했지만 향후 중국의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될 여지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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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는 강력한 신라에 맞서 백제, 왜(倭)와 동맹을 맺으며 철 국제무역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문화를 꽃피웠다. 허왕후 설화로 맺어진 한국과 인도의 오랜 인연이 G2 패권경쟁 시대에도 서로 윈윈하는 성과로 이어졌으면 한다.
 
김상운 정치부 기자 sukim@donga.com
#허왕후 설화#인도#한-인도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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