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 갈등 60대 아내, 강도 위장해 남편 청부 살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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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자에 빚 탕감 약속하며 부탁, “남편이 오랜 세월 무시하며 폭언”

강도 사건으로 위장해 자신의 남편을 청부 살해한 6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8일 지인에게 남편을 살해해달라고 의뢰한 혐의(살인교사)로 A 씨(69)와 돈을 받는 대가로 A 씨 남편(70)을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B 씨(45)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2일 오후 5시 20분경 해운대구의 한 3층 주택에 침입해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A 씨의 남편을 미리 준비한 흉기와 둔기로 수차례 찌르거나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사건은 단순 강도살인 사건으로 보였다. B 씨가 범행을 한 직후인 오후 6시경 귀가한 A 씨와 A 씨의 딸 등 두 사람을 흉기로 위협해 결박한 뒤 집에 있던 현금 24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두 사람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청부 살인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A 씨 부부는 평소 불화가 심했다. A 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오랜 세월 무시하며 폭언을 일삼았고 돈 문제로 자주 다퉜다. 남편 몰래 지인인 B 씨에게 돈을 빌려준 사실을 남편이 알게 돼 크게 다툰 뒤 청부 살인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B 씨에게 빌려 준 5000만 원을 탕감해주고, 범행 이후 3000만 원을 더 주기로 약속하고 살인을 부탁했다. B 씨는 3월부터 최근까지 2차례에 걸쳐 D 씨가 운전하는 택시에서 살해를 하고 교통사고로 위장하려 했으나 마땅한 범행 장소를 찾지 못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에 강도 사건으로 계획을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 당일 A 씨는 미리 현관문을 열어 뒀다.

경찰은 60여 명의 수사 전담반을 편성하고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블랙박스 자료와 피해자 및 주변인의 휴대전화 통화내용 등을 조사한 끝에 6일 B 씨를 검거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당일 A 씨도 자진 출석해 범행을 자백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금전 갈등 60대 아내#강도 위장#남편 청부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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