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OUT” 아시아나 직원들 두번째 촛불집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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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가면 쓴 400명 참가, “박삼구 회장과 포옹 강요” 폭로
대한항공 직원들도 참여

“경영진이 기내식 사태 책임져라” 가면과 마스크, 선글라스를 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노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경영진이 기내식 사태 책임져라” 가면과 마스크, 선글라스를 쓴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노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기내식 대란’을 계기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경영진 퇴진 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아시아나항공 노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가 열렸다. 마스크와 선글라스, 가면 등으로 얼굴을 가린 아시아나항공 직원 4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이들은 기내식 대란에 대한 박 회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저마다 ‘승객·직원 굶기는 39 OUT!’ ‘침묵하지 말자!’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었다.

아시아나항공 부기장 A 씨는 “이번 기내식 대란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었다. 박 회장 이하 경영진이 대책 없이 직원들에게 잘못을 떠넘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10년 차 승무원 B 씨는 “기내식 사태 때 손님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비행이 끝나고 울먹이는 동료들을 보면서 더 이상 참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검은색 옷을 입었다. 기내식 대란 중에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협력업체 화인CS 대표 윤모 씨(57)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현장에는 윤 씨의 조카도 참석했다. 그는 “삼촌이 왜 돌아가셨는지, 착하고 밝은 사람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원인이 밝혀지고 잘못된 일이 바로잡혀야 한다. 유가족이 바라는 건 그것뿐이다”라며 울먹였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6일 같은 장소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두 차례 집회에는 대한항공 직원도 참가했다. 대한항공직원연대는 현장 근처에서 갑질 근절 서명운동을 실시하며 “조양호도 물러나고, 박삼구도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사건’을 계기로 총수 일가의 갑질을 규탄하며 퇴진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4차례에 걸쳐 촛불집회를 열었다.

아시아나항공도 기내식 대란을 계기로 경영진 갑질 폭로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최근 승무원 교육생들이 박 회장을 위해 노래와 율동을 연습하는 영상이 공개되는 등 직원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10년 차 승무원 C 씨는 “회장이 한 달에 한 번 방문할 때마다 중간 관리자들이 안기는 사람과 우는 사람을 정해줬다. 나라를 대표하는 국적기가 맞는지 창피한 마음”이라고 주장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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