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大入 개편하면서 대학 목소리엔 귀 막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7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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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 공론화와 관련해 대학이 반대 목소리를 냈다. 어제 ‘대학입시와 대학의 자율화’를 주제로 열린 제3회 미래대학포럼에서 서울 소재 10개 사립대 총장들은 정부가 대입 개편의 공을 자문기구와 시민들에게 떠넘기면서 정작 대학생 선발과 육성의 주체인 대학을 배제한 것을 비판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대입제도 개편 논의를 진행하는데 왜 단 한 번도 대학 총장들에게는 생각을 묻지 않느냐”며 ‘정부가 정해 주는 매뉴얼만 따르라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경감에 초점을 맞춰 입시제도를 손질했으나 달라진 게 없는 만큼 정책 전환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현장에서 인재를 키우는 대학 의견부터 수렴해야 함은 물론이다.

각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뽑는 자율성은 주지 않으면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글로벌 인재 육성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이 “바로 옆 15억 인구의 중국과 비교하면 우리는 1인당 30명의 역할을 하는 아이들을 키워내야 하는데 이런 식의 제도로 과연 인재를 키울 수 있겠느냐”라고 답답함을 표시했다. 정권 초기마다 교육개혁의 명분으로 대입제도를 개편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입시정책은 누더기가 됐다. 이는 대학의 자율적인 학생선발권을 보장하는 현행 고등교육법과도 충돌한다. 공론화라는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도 결국 비민주적인 답안을 받아들게 될 것이라고 총장들이 우려하는 까닭이다.
#대학입시#대입개편#대학입시제도 개편안 공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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