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작아진 개미인간, 더 많아진 볼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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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4일 개봉해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4일 개봉해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사이즈가 작은 건 벌레처럼 하찮거나, 미니어처처럼 귀여울 것 같지만 ‘앤트맨과 와스프’는 더 강력하다. 4일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는 사이즈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2015년 개봉한 ‘앤트맨’의 후속편으로, 슈트를 개발한 행크 핌 박사(마이클 더글러스)가 잃어버린 아내를 찾아간다. 영화는 전작에 이어 사이즈를 활용한 기발한 액션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초미니와 실물 사이즈를 오가는 호프 반 다인(와스프·이밴절린 릴리)의 격투 장면이 특히 흥미롭다. 후추통과 캔디 박스가 상상을 넘는 사이즈로 커지는 비주얼도 즐겁다. 슈트가 고장 나 어중간한 크기로 작아진 스캇 랭(앤트맨·폴 러드) 등 웃음 포인트 역시 가득하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무한대로 작아지면서 돌입하게 되는 양자 영역의 비중은 더 커졌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것처럼 미생물이 부유하는 모습은 갑자기 자연 다큐멘터리를 연상케 한다. 새로 등장한 빌런(악당) ‘고스트’의 무와 유를 오가는 설정도 철학적이다. 단, 절대 심각하거나 진지한 과학 이야기는 아니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양자 터널을 개발한 핌 박사와 반 다인의 대화를 듣던 스캇 랭은 “왜 그렇게 퀀텀(양자)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느냐”고 불평해 웃음을 자아낸다.

마블 스튜디오의 수장 케빈 파이기가 “양자 영역이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해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거대한 우주로 뻗어나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이제는 반대편 극단인 양자 영역에서 펼쳐지는 걸까? 영화가 끝난 후 쿠키 영상이 두 편 준비돼 있으니 섣불리 영화관을 떠나지 말 것을 권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앤트맨과 와스프#영화#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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