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믿을수 있나” 美서 커지는 회의론… 강경파 볼턴 다시 전면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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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과 딜 성과 없을수도”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촬영돼 이달 1일 방송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벌어지고 있는 양국 간 비핵화 실무협상의 전망에 대해 “(잘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같은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긍정적인 전망도 같이 내놓았다.

미국 현지 언론이 비핵화 협상에 임하는 북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으며 관련 보도를 쏟아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도 낙관론과 비관론을 동시에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하는 전략을 꺼내들고 나온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 ‘수위 조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워싱턴 정가에 회의론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해당 전략이 등장해 관심이 쏠린다.

○ WSJ “北 미사일 공장 공사, 5∼6월에 진행”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함경남도 함흥에 있는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공장의 확장 공사를 진행했다고 1일 보도했다. 해당 공장에 들어선 새 건물의 공사 대부분이 5월과 6월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상업 위성사진을 이용해 조사를 진행한 미들버리대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센터의 데이비드 시멀러 연구원은 WSJ에 “(조사 결과는) 김정은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평가했다. NBC가 지난달 29일 북한이 농축 우라늄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바로 다음 날 워싱턴포스트(WP)가 북한의 핵시설 은폐 의혹을 제기한 뒤 또다시 ‘북한 불신론’이 증폭된 것이다.

이 같은 거짓말 의혹에 공화당 의원들이 앞장서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1일 NBC에 “만약 그들이 트럼프를 다른 사람들에게 했던 것처럼 이용한다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언론 활동 다시 나서는 ‘초강경파’ 볼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숨죽이던 대북 ‘초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다시 적극적으로 공개 활동에 나선 것도 백악관이 ‘채찍’을 다시 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볼턴 보좌관은 1일 CBS 인터뷰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조만간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1년 이내에 해체하는 방법을 북한 측과 논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성 김 주필리핀 대사가 판문점 실무협상을 재개하고 폼페이오 장관이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이행 시한을 제시한 것이다.

‘초강경’ 성향이 북-미 회담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볼턴 보좌관은 5월 중순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한 달 넘게 공개 활동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회담이 끝난 뒤인 지난달 20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활동을 시작하더니 11일 만인 이날 다시 TV 카메라 앞에 섰다. 추가적인 북-미 협상 국면에서 백악관이 그를 다시 적극 기용하기 시작한 정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볼턴의 ‘1년 안에 비핵화 완료’ 계획은 (2년 반을 언급한) 폼페이오 장관의 계획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의 경제·무역 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경제성 구본태 부상은 2일 오전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측 인사들과 북-중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3차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중국이 철도, 전력 등 기초 인프라와 농업, 과학기술 등 경제 협력의 전방위 확대에 시동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이 유지되고 있으나 중국과 북한이 공식적으로 대북 제재 해제에 대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기재 record@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북미#트럼프#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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