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거리예술가 뱅크시, 파리에 난민관련 벽화 남겨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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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68혁명 50주년 맞아 각국 정부 난민거부 정책 비판


영국의 정체불명 거리예술가 뱅크시(Banksy)가 프랑스 68혁명 50주년을 맞아 혁명의 저항정신과 사회비판정신을 기리는 그라피티(낙서예술) 작품을 파리 시내 곳곳에 남기고 사라졌다. 68혁명은 1968년 5월 프랑스 학생과 노동자들이 사회 고위층의 보수적 권위주의에 저항해 벌인 변혁운동이다.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 시간) “뱅크시가 각국 정부의 난민 관련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 등의 벽화를 파리 여러 곳에 몰래 그려놓았다”고 전했다. 이들 중 지난해 철거된 난민센터 인근의 벽화는 한 난민 소녀가 독일 나치 상징 문양인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가)’를 분홍색 꽃무늬로 덮어 칠하는 모습을 묘사했다.

뱅크시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작업용 칼을 들고 복면을 두른 쥐 그림을 올리고 “1968년 파리 혁명으로부터 50년이 흘렀다. 파리는 현대 스텐실(오려낸 틈으로 도료를 흘려 넣어 형상을 찍어내는 기법) 미술의 발상지”라고 적었다. 쥐는 뱅크시 그림에 빈번히 등장하는 소재로 천대받는 하층민을 상징한다. 이 벽화는 퐁피두센터 인근의 도로표지판 뒷면에서 발견됐다. 3년 전 폭탄 테러가 발생한 바타클랑 극장 인근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그림이 남겨졌다.

난민 소녀 벽화가 뱅크시의 작품임이 알려지자 누군가가 파란색 페인트로 그림 일부를 덮어 훼손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당 소속의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뱅크시의 파리 출몰을 환영했다. 그는 트위터에 “때로는 이미지 하나가 수천 마디 말을 뛰어넘는 가치를 전한다. (뱅크시의 그림은) 포퓰리즘이 아닌 인본주의와 실용주의를 담아낸 이미지”라고 적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거리예술가#뱅크시#프랑스 68혁명 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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