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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지형은 목사]“‘합법-신뢰-배려’ 원칙 아래… 새로운 길 걸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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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지형은 목사]“‘합법-신뢰-배려’ 원칙 아래… 새로운 길 걸어갈 것”

동아일보입력 2018-06-22 03:00수정 2018-06-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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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은 남북나눔 이사장·성락성결교회 담임목사
북-미 정상회담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류 역사에서 20세기의 흉측한 유물인 냉전이 그야말로 막을 내리고 있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중심점에서 퍼져가는 평화와 공존의 파문이 지구촌 전체를 덮기를 간절히 바란다. 연암 박지원의 법고창신(法古創新)이 필요한 때다.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며, 변화하되 근본을 잃지 말아야 한다.

출범 25년을 맞는 남북나눔 운동은 평화와 통일을 위해 봉사하는 기독교 민간단체다. 남북나눔은 평화와 통일 문제만큼은 이 땅의 진보와 보수 교계가 뜻을 모아 함께해야 한다는 정신으로 시작됐다. 기독교의 사회적 영향력에서 화해와 평화가 중심인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화해와 평화의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기독교를 신뢰한다. 남북나눔 운동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이런 자의식을 품고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국 기독교의 중심 지도자 홍정길 목사님이 이끄신 지난 25년 동안 남북나눔의 활동은 크게 세 가지 원칙 위에서 진행됐다. 합법, 신뢰, 배려다. 대북 지원 활동은 남북 관계의 특성상 간혹 법을 준수하기 힘든 상황에 부딪힌다. 그러나 남북나눔은 대한민국 법을 준수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준법과 더불어 북쪽 상대 기관과의 신뢰 관계가 아주 소중하다. 신뢰가 깨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남북 관계는 특히 그렇다. 배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뜻이다. 받는 쪽이 부끄럽지 않게 주어야 참된 나눔이다. 기독교적인 나눔의 정신에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이 중심이다.

남북나눔이 앞으로 걸어갈 길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길이 될 것이다. 한반도를 중심한 동아시아와 세계의 틀이 바뀌고 있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읽어내지 못하면 변화의 흐름에서 제외된다. 냉전 종식의 시점에 서 있던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말이 요긴하다. 역사 변동의 흐름에 늦게 오는 사람은 벌을 받는다. 앞으로 걸어갈 남북나눔의 활동에서 다음의 몇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단체의 균형적인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평화와 공존의 시대에 남북 정부 간의 일과 민간단체가 해야 할 역할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늘 중요한 것은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다. 시장경제로 이행하면서 생기는 경제적 취약 계층, 장애인과 역기능 가정, 각종 중독과 중증 신체 질환자들 말이다. 당장에 도움이 필요한 영역을 지원하는 일이 당연하지만 삶의 기본 구조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 나무심기를 중심한 환경 개선, 토양 사업, 교육과 의료 체계 지원, 영유아 보육 후원 등이다.

‘남북나눔’의 개념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다. 하나는 나눔이란 단어와 연관하여 물질적인 면을 넘어서서 정서적으로 마음을 함께하고 나누는 것이다. 예술 문화 등 정신문화 영역의 나눔이 평화와 통일의 길을 든든하게 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남북이란 단어와 연관하여 한반도를 넘어서는 것이다. 남북은 지구촌에서 경제적으로 빈곤한 지역과 부유한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북한 외의 지역으로 나눔 운동이 확대돼야 한다.

남북나눔 운동은 전도서 11장 1절 말씀을 늘 기억할 것이다. “너는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값없이 주시는 하늘 아버지의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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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평화를 주소서#개신교#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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