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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훈련 중단할 것… 돈 너무 많이 든다” 발언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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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훈련 중단할 것… 돈 너무 많이 든다” 발언 파장

신나리 기자 , 손효주 기자 , 최고야 기자 입력 2018-06-13 03:00수정 2018-09-1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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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비핵화 합의]북미회담후 1시간 5분 회견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합니다! 오늘은 저 자신에게도, 세계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난 이걸 정말 끝내고 싶습니다.”

1시간 5분 20초. 12일 오후(현지 시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은 한 편의 ‘리얼리티 쇼’였다. 시작도 남달랐다. “신사 숙녀 여러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와 함께 그는 개선장군처럼 연단에 등장해 홀가분하면서도 약간은 흥분된 모습으로 전 세계 취재진을 마주했다.


○ 한미 연합훈련 중단, 비핵화 비용은 한일 부담

60여 분의 리얼리티 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꺼낸 ‘폭탄 발언’은 단연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감축 시사였다. 회담 초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질문을 받자마자 그는 “현재 한국에는 3만2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나는 우리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싶다”면서 “지금은 의제 대상이 아니지만,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향후 주한미군 감축 의지를 시사한 것이다.

이어 “한미 연합훈련(war game)을 중단할 것이다.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도 볼멘소리를 했다. 아예 한국을 겨냥해 “한미 연합훈련은 우리가 부담하는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한국에서도 돈을 내고는 있지만 100%는 아니라서 이에 대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괌에서 날아오는 폭격기 등 한반도에 전개하는 전략자산을 거듭 언급하며 한국을 압박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이날 “연합훈련 중단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현 시점에서 정확한 의미나 의도 파악이 필요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파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한미가 방위공약에 따라 대북 억지력 제고 및 방어적 차원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한다고 설명해 온 기조를 뒤집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동맹의 기초를 부정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은 동맹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혹평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화가 진행 중일 때는 훈련을 자제한다는 현재의 원칙에서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CNN에 “군사훈련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어떻게 실행할지 백악관과 논의할 것이다. 군사훈련을 일시적으로 혹은 영원히 중지할지, 주요 군사훈련만 중단할 것인지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 비용을 한반도 주변국에 부담시키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도 재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바로 옆에 있는 한국과 일본이 도와줄 거고 마땅히 도와야 한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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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다르다” 북핵 회담 쇼맨십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프레임은 ‘차별화’였다. 과거 미 행정부가 하지 못한 북한 지도자와의 만남을 환상적으로 이끌었다고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본질적으로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 과거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도 “행정부가 다르다. 대통령도 국무장관도 다른 사람”이라고 답했다. 회견장은 물론이고 싱가포르 JW매리엇호텔에 차려진 백악관 프레스센터 곳곳에서 황당하다는 듯한 반응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성명의 ‘포괄적인(comprehensive)’ 늪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포괄적이라는 것은 곧 모호하고 실질성과 구체성이 빠졌다는 것”이라며 “트럼프가 중간선거 등 국내 정치를 고려해 혼자서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비핵화 문제를 놓고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니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데 더 의미를 둔 듯하다”고 평가했다.

○ 아이패드로 비핵화 시 ‘당근’ 보여준 트럼프

이날 기자회견장에 한국어와 영어 두 버전으로 상영된 ‘두 지도자 하나의 운명’이라는 사전 영상도 화제였다. ‘데스티니 픽처스(Destiny Pictures)’라는 프로덕션이 제작한 이 영상은 북한이 비핵화를 통해 미래에 어떤 번영을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한 것과 전쟁의 참혹함을 줄거리로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김 위원장과 그의 주민들에게 만들어 준 것”이라며 “이 영상을 아이패드로 보여줬을 때 북측 반응이 정말 좋았다”고 소개했다. 영상은 이렇게 끝난다. “번영 및 훌륭한 삶과 심각한 고립, 어떤 길을 택할까요? … 미래는 아직 쓰이지 않았습니다.”

싱가포르=신나리 journari@donga.com / 손효주·최고야 기자
#북미회담후#1시간 5분 회견#한미훈련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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