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교육감 선거 3파전… “부동층 표심 잡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최대 변수였던 후보 단일화 무산… 정당 공천도 없어 유권자 관심 저조
60%가 부동층… 막판까지 예측불허

“눈에 띄는 후보가 없는 데다 공약도 자세히 본 적이 없습니다.”

대구 서구에 사는 조용민 씨(43)는 11일 “대구시교육감 선거에 별다른 관심이 생기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스스로 부동층이라고 밝힌 조 씨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정책 홍보물에 적힌 것들 말고는 시교육감 후보들의 면면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누구를 선택할지는 선거 당일까지 가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시교육감 선거 판세가 갈수록 오리무중이다. 이번 선거에는 김사열 경북대 생명과학부 교수(61), 강은희 전 여성가족부 장관(53), 홍덕률 전 대구대 총장(60) 등 3명이 출마해 표밭을 누비고 있다. 현 우동기 교육감이 출마하지 않으면서 현직 프리미엄도 사라진 상태다. 다른 선거와 달리 정당 공천 없이 치러지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이 크지 않은 것도 예측이 어려운 이유다.

최대 변수로 꼽혔던 범진보 계열 후보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판세는 더욱 안갯속이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지지하는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60% 안팎으로 나왔다. 선거 막판까지 누구도 당선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유권자들의 표심에 따라 승부는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사열 후보 측은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선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갈수록 ‘청렴성’을 내세운 득표 전략이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자신의 지지도와 직결된다고 보고 교육감 선거의 관심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동층이 많은 상황도 자신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후보는 학생과 교사가 행복한 교실 자치와 자율적 인재 육성, 덴마크식 자유학교, 학령인구 감소를 해소하기 위한 작은 학교 운영, 맞춤형 진로교육체계 정착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선거 종반에 자신의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며 “막판 역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은희 후보 측은 상대 후보와의 단일화 무산에 의미를 두지 않고 정책과 인물 대결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 불거진 네거티브 공세에는 대응을 자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선거 활동기간에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해 정책에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다.

강 후보는 미래사회 창의융합 인재 양성과 지역별 교육격차 해소, 안심학교 만들기,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 만들기, 교실 중심 학교자율책임경영 보장을 공약했다. 그는 “교육감 선거는 정치적이거나 감정적이어서는 안 된다. 유권자들이 정책을 비교해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덕률 후보 측은 최근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에 허위 비방 게시물이 등장해 경찰에 작성자를 수사해줄 것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교육감 선거까지 흑색선전과 불벌·탈법 선거가 판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고통스럽다”며 “학생들이 지켜보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교육장이다. 시민들께서 위법한 행위들을 준엄하게 심판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홍 후보는 학생이 행복한 학교와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비 경감, 교사가 존경받는 사회 만들기, 투명하고 열린 행정, 신뢰받는 교육청 실현, 대구의 미래교육 준비를 공약했다. 그는 “상대 후보들의 음해성 발언에 흔들리지 않겠다. 선거가 끝날 때까지 올곧고 진실한 모습을 유권자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jang@donga.com·배유미 기자
#6·13 지방선거#대구시교육감 후보#강은희#김사열#홍덕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