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역사 ‘미스 아메리카’… 수영복-드레스 심사 없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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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영향… 외모 대신 재능 평가

미국을 대표하는 미인 선발대회 ‘미스 아메리카’가 대회 창설 이후 100년 가까이 이어온 수영복 심사와 이브닝드레스 심사를 없애기로 했다.

그레천 칼슨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 조직위원장은 5일 ABC의 아침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우리는 더 이상 겉모습으로 후보자를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회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미스 아메리카는 미녀 선발대회가 아니라 다양한 체형의 여성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영복과 이브닝드레스 심사는 미스 아메리카 대회가 시작된 1921년부터 계속돼 온 미인대회의 상징이었다. 조직위 측은 “수영복 심사를 폐지하는 대신 참가자들은 삶의 목표와 미스 아메리카로 선발되면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 심사위원들과 얘기를 나누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참가자들은 이브닝드레스 대신 자신감을 드러낼 수 있는 옷을 입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는 9월 열리는 올해 미스 아메리카 대회부터 적용된다.

이 같은 미스 아메리카의 변화에는 지난해부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영향을 미쳤다. 칼슨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많은 이슈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용기를 보여주는 여성들에 의해 문화적 혁명을 겪고 있다”며 “미스 아메리카가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올해 초 칼슨 위원장이 사상 첫 여성 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미스 아메리카의 변화가 예견돼 왔다. 전임자인 조시 랜들 위원장은 과거 수상자의 외모와 성생활을 조롱하는 e메일을 조직위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12월 불명예 퇴진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미스 아메리카#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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