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한진家 이명희 이사장 구속영장 청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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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폭행 등 7가지 혐의 적용
조회장 일가 탈세 혐의 등 관련 대한항공 본사 또 압수수색

경찰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69·사진)에 대해 3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수폭행과 상습폭행, 상해, 특수상해, 모욕, 업무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 모두 7개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이날 오후 늦게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이 이사장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특별한 죄의식 없이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행과 모욕·상해를 가했다. 사안이 중대함에도 범행에 대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혐의를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신청 이유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2011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택 경비원과 그룹 계열사 직원 등을 24차례에 걸쳐 폭행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6년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경비원에게 정원용 가위를 던지는 등 수시로 폭력을 휘두른 의혹도 받고 있다. 또 2014년 인천 하얏트호텔 공사 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를 폭행하고 자재를 발로 차는 등 공사 진행을 방해한 혐의도 있다. 자신의 차량 운전사에게 지속적으로 갑질을 한 혐의도 포함됐다. “차량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며 운전사의 다리를 걷어차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히거나 운행 중인 운전사를 때리기도 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피해자 11명을 확인했다. 참고인 170여 명을 조사하고 5월 28, 30일 이 이사장을 잇달아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이 이사장은 경찰에서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벼락 갑질’ 의혹이 제기된 둘째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35)의 경우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등의 이유로 검찰은 불구속 수사를 지휘했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피해자 대부분이 처벌을 원하고 증거인멸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검찰도 구속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에 법원의 발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날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는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재무본부 등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조 회장 등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비자금 상속을 신고하지 않아 500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조 회장 일가가 그룹 계열사의 건물 관리 업무를 다른 계열사에 몰아주고, 면세품 납품 과정에서 ‘통행세’ 명목으로 비용을 받아 대한항공에 손해를 끼치는 등 200억 원대의 횡령 및 배임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권기범 kaki@donga.com·김자현 기자

#검찰#한진#이명희 이사장#구속영장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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