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래 교육의 혁신방안 ‘자유학기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이정규 한국영재교육학회 및 창의력교육학회 부회장

이정규 한국영재교육학회 및 창의력교육학회 부회장
이정규 한국영재교육학회 및 창의력교육학회 부회장
우리의 일상생활 전 분야에 걸쳐서 일어나고 있는 인공지능, 하이퍼링크 네트워크, 로봇, 자율형주행자동차, 비트코인, 블록체인 등은 우리에게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시작된 ‘4차 산업혁명시대’, ‘지능정보화사회’에 살고 있고, 새로운 변화에 잘 적응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결국 사회를 혁신하는 것은 인간이며, 인간을 혁신하는 것은 교육이라는 점이다.

최근에 미래 사회를 혁신할 인재가 갖추어야 할 혁신역량에 대해 잘 살펴보면, 이러한 혁신역량을 잘 계발할 수 있도록 미래 교육의 혁신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언한 세계경제포럼(2016년)에서는 ‘창의력과 융합력’을 꼽았다. 그리고 OECD가 제시한 21세기 혁신역량에서는 ‘창의력, 의사소통력, 비판적 사고력, 협업력’을 의미하는 4C(Creativity, Communication, Critical thinking, Collaboration)를 꼽았다. 결국 미래 사회의 혁신역량은 창의력, 융합력, 의사소통력, 비판적 사고력, 협업을 통해 이를 잘 계발해주는 미래 교육시스템을 잘 갖추어야 가능하다.

앨빈 토플러가 ‘부의 미래’에서 지적했듯이, 변화의 속도에 잘 대응하는 조직일수록 미래 부의 크기가 달라진다고 하면서 가장 빠른 대응 조직이 기업(100마일)이라면, 학교는 10마일로 변화의 속도가 더디고, 법과 제도는 1마일로 가장 느리다고 강조했다. 학교의 변화, 교육시스템은 늦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변화에 대응하여 우리의 교육시스템을 빠르게 혁신시켜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인재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혁신이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미래 혁신역량을 잘 계발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으로는 ‘자유학기제’를 들 수 있다. ‘자유학기제’란 학생이 중심이 되는 수업으로 학생의 성장과 발달과정을 평가한다. 또한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길러주는 다양한 주제 선택, 진로탐색, 예술·체육, 동아리 활동을 하는 교육이다. 특히 교과 수업은 기존의 획일적인 지식 암기 위주의 수업에서 벗어나 실생활 연계 주제 수업, 협력·소통 기반 문제해결학습, 교과 융합수업 등에 중점을 두고 진행된다. 그리고 교과 간 융합 수업은 여러 교과의 교사가 담당 교과의 혁신을 살리면서 다른 과목과 공통된 주제나 소재를 엮어 블록타임(block time), 코티칭(co-teaching) 등을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한다.

자유학기제에 대해 학생, 교사,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아서 올해 1500여 개의 중학교가 자유학년제를 선택했다.

시행 초기에 있었던 “시험부담이 없다” “진로탐험과 직업체험이 중심”이라는 오해가 전면시행 3년차를 맞아 학교환경과 정책개선을 통해 해소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어디를 가서 무엇을 체험하느냐보다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의 체험이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자신이 체험한 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의사소통 역량과 비판적 사고, 협업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체험활동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자유학기를 자유학년으로 확대함에 있어 가장 혁신이 되는 것은 학생들에게 미래 혁신역량을 잘 계발시켜주도록 학교와 지역의 교육여건 개선과 정부의 교육제도가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유학기를 확대하면서 학생들이 미래를 살아갈 힘도 함께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 스스로 혹은 친구들과 함께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힘(창의력), 친구들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힘(의사소통력, 협업), 배움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힘, 주어진 문제를 해결함에서 벗어나 교과와 맥락을 포괄하여 융합적 사고력으로 질문을 만들어 가는 힘(비판적 사고력, 융합력). 이러한 힘을 길러주는 것이 자유학기제의 취지일 것이다. 교실 속에서 배운 앎이 교실 밖의 생활 속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알아가는 역량을 계발시켜주는 자유학기제가 미래 교육의 혁신방안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공감#미래교육#한국영재교육학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