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종업원 송환하라” 南흔드는 北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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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과 연계해 한미 압박… 한쪽선 풍계리 폐기 준비 작업
문재인 대통령-트럼프 20일 긴급통화… 北태도변화 의견교환-대책 논의

38노스 “풍계리 핵실험장에 전망대 설치중”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19일(현지 시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 증거로 제시한 위성사진. 4번(서쪽) 갱도 인근 언덕에 4단 형태의 구조물이 
포착됐다. 이는 23∼25일 진행될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서 언론인 등 참관단이 이용할 전망대로 추정된다. 38노스 제공
38노스 “풍계리 핵실험장에 전망대 설치중”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19일(현지 시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 증거로 제시한 위성사진. 4번(서쪽) 갱도 인근 언덕에 4단 형태의 구조물이 포착됐다. 이는 23∼25일 진행될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서 언론인 등 참관단이 이용할 전망대로 추정된다. 38노스 제공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고 밝힌 뒤 한미를 겨냥해 하루가 다르게 거친 언행을 쏟아내고 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데 이어 올해 들어 처음 탈북 여종업원 송환을 요구했다. 급기야 한미 정상은 20일 통화를 갖고 북한이 이처럼 나오는 이유를 분석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북한은 19일 북한 적십자회 대변인의 언론 문답을 통해 “우리 여성 공민(탈북 여종업원)들을 지체 없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으로써 북남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월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측이 여종업원 송환을 요구했다고 알려지긴 했지만 북한 매체를 통해 송환을 공식 요구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9일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등을 겨냥해 “남조선 당국은 사태가 더 험하게 번지기 전에 탈북자 버러지들의 망동에 특단의 대책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다시 요구했다.

북한은 23∼25일에 열겠다고 밝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이벤트에 한국 기자단을 초청하겠다고 했지만 20일 오후 현재까지 방북을 허가할 것인지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다만 풍계리 현장에 관측용 전망대가 세워지고 원산∼길주 열차 선로 등이 정비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폐기 행사 준비는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선 김정은이 북-미 회담의 판을 깨지 않는 수준에서 대미 협상력을 높이고 비핵화 논의에 불만을 가질 수 있는 군부 등 북한 내 강경파를 다스리는 ‘상황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일 오전 11시 반부터 20분간 전화 통화를 하고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여러 반응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있었다. 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했고 문 대통령이 답했다”며 “(통화가 진행된 건 워싱턴 현지 시간으로) 토요일 밤이다. 북-미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hic@donga.com·한상준 기자


#탈북 종업원 송환#북한#이산상봉#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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