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배연일]미세먼지 농도 표현, 적절하지 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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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연일 창원대 특수교육과 외래교수
배연일 창원대 특수교육과 외래교수
미세먼지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가늘고 작은 먼지 입자로서 호흡 과정에서 폐에 들어가 폐의 기능을 저하하고,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등 폐 질환을 유발하는 대기 오염 물질이다.

미세먼지의 단위는 μm(마이크로미터)와 μg(마이크로그램)을 기준으로 하는데 μm는 1m의 1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길이이며, μg은 1g의 100만분의 1에 해당하는 무게 단위이다. 대기 중에 부유하는 분진 중 지름이 10μm 이하인 먼지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고 작은 입자를 ‘미세먼지(미세먼지 PM10)’라고 하고, 지름이 2.5μm보다 작은 먼지로 머리카락 지름의 20분의 1∼30분의 1보다 작은 입자를 ‘초미세먼지(미세먼지 PM2.5)’라고 하여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미세먼지의 농도에 따라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으로 구분하고 있다. ‘보통’의 경우 호흡기 질환자의 유의가 필요하고, ‘나쁨’의 경우 건강한 사람도 장시간 무리한 실외 활동을 자제토록 하며, ‘매우 나쁨’의 경우 가능하면 실외 활동을 자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언론 또한 미세먼지의 농도를 ‘좋음, 나쁨’ 등으로 사용하는데, 이 표현이 과연 적절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어떤 경우에도 미세먼지가 ‘좋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좋음’은 미세먼지 농도가 옅다는 뜻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미세먼지 농도를 ‘좋음, 나쁨’으로 표현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일기예보를 할 때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전달해야 하니 이렇게 생략해서 표현하고 있다고 이해는 된다. 그러나 미세먼지 농도를 ‘좋음, 나쁨’보다는 ‘미세먼지의 농도가 진하다, 연하다’(또는 ‘짙다, 옅다’)로 표현하는 것이 어법에 맞고 뜻도 훨씬 더 명확하다. 아니면 미세먼지 농도를 숫자로 표시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어쨌든 미세먼지의 농도를 나타내는 표현은 바꾸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배연일 창원대 특수교육과 외래교수
#미세먼지#단위#미세먼지 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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