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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실종신고 된 아이 찾아 돌려보내려 집 문 열자 오물 더미에 9남매가 뒹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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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실종신고 된 아이 찾아 돌려보내려 집 문 열자 오물 더미에 9남매가 뒹굴고 있었다

위은지 기자 입력 2018-05-16 03:00수정 2018-05-1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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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캘리포니아서 발견… ‘쇠사슬 13남매 사건’ 4개월만에 또 충격
오물로 뒤덮인 집에 살며 부모에게 가혹 행위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10남매가 거주했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어필드 자택의 침실 바닥. 장난감, 상자 등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다. 현지 경찰은 14일 “아이들이 불결한 환경에서 오랜 기간 물리적 정신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페어필드=AP 뉴시스
올 1월 13명의 자녀를 더러운 방 침대에 쇠사슬로 묶어 놓고 학대해 충격을 줬던 ‘쇠사슬 13남매 사건’이 발생한 지 4개월 만에 미국에서 또 10남매가 오물로 뒤덮인 집에서 가혹 행위를 당한 정황이 드러났다.

14일 AP,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페어필드 경찰이 조너선 앨런(29)과 부인 아이나 로저스(30)가 10명의 자녀를 감금하고 학대한 흔적을 발견한 건 3월 31일이었다. 이날 실종신고가 접수됐던 12세 아이를 돌려보내기 위해 이 부부의 집을 방문한 경찰은 오물과 쓰레기로 뒤덮인 집 안에 생후 4개월∼11세 아이 9명이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10남매를 즉각 집에서 격리하고 로저스를 방임 혐의로 체포했다. 6주간의 조사 끝에 경찰은 11일 남편 앨런을 고문 및 아동학대 혐의로 추가 체포해 구금 중이다.

캘리포니아 경찰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집 안 바닥에 인분과 동물의 배설물, 쓰레기, 썩은 음식들이 널려 있었고 집 안 일부에는 지나다닐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쓰레기가 쌓여있었다”며 “이런 곳에서 아이들이 오랜 기간 물리적 정신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2014년부터 부모의 의도적인 학대행위가 있었다고 진술했으며, 몸에서 학대로 인한 것으로 보이는 타박상과 화상, 반복적으로 BB탄 총알을 맞아 남은 상처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부부는 순전히 가학증을 만족시키기 위해 폭력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아직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부부는 “상황이 과장됐다”며 아동학대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로저스는 14일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집이 지저분했던 이유는 내가 아들을 찾기 위해 집 안을 헤집어놨기 때문이다. 나는 아들을 찾지 못할까 봐 매우 두려운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또한 “남편이 몸에 문신이 많아 무서운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 대단한(amazing) 사람이다. 나도 대단한 엄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AP는 “이날 집 내부를 둘러봤지만 여전히 더러운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1월 발생한 ‘쇠사슬 13남매 사건’과 비슷한 점이 많다. 이 사건의 주범인 데이비드 터핀(57)과 루이즈 터핀(50) 부부는 2010년부터 2세부터 29세까지인 13명의 자녀를 집에 감금한 채 하루에 한 끼만 주고 목욕은 1년에 한 번 이상 하지 못하게 하는 등 학대를 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부부의 범행 동기는 지금까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던 두 부부는 어린 나이에 가정을 이루면서 부모가 될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16세에 첫 아이를 낳은 로저스는 “나와 남편 모두 결손가정에서 자랐다. 대가족을 이루고 싶었다”라며 “아이를 많이 키운다는 이유로 부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항변했다. 루이즈의 여동생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언니는 어머니의 묵인 아래 돈 많은 소아성애자에게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를 당해 왔다”며 “어머니는 ‘너희를 키우려면 돈이 필요하다’며 우리의 애원을 무시했다”고 털어놨다. 루이즈도 16세에 처음 남편을 만나 납치당하다시피 결혼을 했다는 지인의 증언이 보도되기도 했다.

몇 년간 두 부부의 아동 학대가 지속됐지만 정작 주변의 이웃들은 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두 부부 모두 ‘홈스쿨링’을 핑계로 아이들을 집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지 경찰은 앨런 부부에 대한 추가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경찰#오물더미#9남매#캘리포니아#미국#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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