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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간 공부 초등생, 희망 일과표엔 ‘공부 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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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간 공부 초등생, 희망 일과표엔 ‘공부 2시간’

신규진기자 , 김자현기자 입력 2018-05-15 03:00수정 2018-05-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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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6명 ‘내가 꿈꾸는 일과’
‘학원’ ‘숙제’로 도배된 시간표… ‘우주탐험’ ‘셀카찍기’로 바꿔
“학교 안 가도 돼요?”

‘희망 일과표’를 만들어보자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이들이 말했다. “쓰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더 큰 종이 주세요”라는 아이들의 주문이 쇄도했다. 9일 오후 서울의 한 사회복지관에 초등학교 4∼6학년생 6명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아이들은 일과표 2개를 그렸다. 하나는 자신의 현재 일과표, 다른 하나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로만 채운 일과표다.

학년도 제각각이지만 현재 일과표는 비슷했다. 10분 단위로 일정을 짜는 것까지 비슷했다. 김예원(가명·10) 양은 “4시 40분에 수학학원 끝나면 과학학원 가는 시간이 10분밖에 없어요”라고 투덜거렸다. 오정은(가명·10) 양은 “학원 3개를 갔다 오고 나서 오후 9시에야 저녁을 먹어요. (학원이 많아서) 처음에는 어딜 가야 하는지 자주 헷갈렸는데 지금은 정확히 기억해요. 로봇처럼요”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꿈꾸는 일과는 어떨까. ‘학원’ ‘숙제’ 같은 단어로 채워진 현재 일과표와 달리 희망 일과표에선 아이들의 풍부한 상상력까지 엿볼 수 있었다. 오 양은 ‘하늘에 있는 별을 따고 우주 탐험하기’를 적어 넣었다. 강유미(가명·11) 양은 ‘먼 데 놀러가기’를 적었다. 강 양은 “2년 전 갔던 전남 고모집 주변 논밭에 다시 가서 뛰어놀고 싶다”고 말했다.

주로 스마트폰과 함께했던 ‘놀기’ 시간은 가족과 함께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부모님과 책읽기’를 적은 윤슬기(가명·11) 양은 “3년 전까지 부모님이 저녁마다 책을 읽어줬다.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박혜정(가명·11) 양은 희망 일과표 밑에 ‘경도’(경찰과 도둑), ‘지탈’(지옥 탈출) 등을 나열했다. 요즘 아이들이 즐겨 하는 술래잡기 게임들이다. 오 양은 ‘폭풍 셀카 찍기’에 한 시간을 할애했다.

아이들은 공부 시간을 빼놓지 않았다. 윤 양은 ‘영어학원 2시간’을 적으며 “학교 수업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과표에서 하루 평균 11시간이던 아이들의 공부시간은 희망 일과표에서 2.1시간으로 줄었다. 그 대신 수면은 8.3시간에서 9.7시간으로, 여가는 2.5시간에서 8.4시간으로 크게 늘었다.

신규진 newjin@donga.com·김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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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일과표#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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