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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익 얽힌 이란-유럽 동시압박… 美에 유리한 核재협상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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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익 얽힌 이란-유럽 동시압박… 美에 유리한 核재협상 노려

박민우 특파원 입력 2018-05-10 03:00수정 2018-07-09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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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핵합의 탈퇴 속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한다고 공식 선언하자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정치적으로 치밀하게 계산된 도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 핵합의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무시할 수 없는 유럽과 이란을 동시에 최대한 압박해 미국에 유리한 재협상 국면을 만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의 패’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란의 신정 체제 전복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내부에서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재임 시절 이란 핵합의를 주도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매우 잘못 인도된 것이며 심각한 실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 핵합의는 작동하고 있다”며 “이는 유럽 동맹국과 독립적인 전문가, 현재의 미 국방부도 공유하는 견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수전 라이스도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이란 핵합의 파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한 가장 멍청한 결정”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협정 당사국들도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합의를 지켜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프랑스 독일 3개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이란 핵합의를 지키기 위해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프랑스 독일 영국은 미국의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며 “우리는 (이란의) 핵 활동과 탄도미사일 활동, 예멘과 이라크 등 중동에서의 안전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프레임에 대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시절부터 이란과 맺은 핵합의를 “내가 본 최악의 협정”이라고 비판해왔다. 트럼프가 2017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그의 생각은 대(對)이란 강경책으로 현실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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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독자 제재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란 핵합의 검토법(INARA)에 따른 이란의 핵합의 준수 여부를 ‘불인증’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중대한 결함이 수정되지 않을 경우 핵합의에서 탈퇴하겠다”며 대이란 제재 유예를 조건부 연장했다. 긴장 수위를 점차 높이면서 이란과 핵합의 당사국들이 재협상을 할 수밖에 없는 국면을 조성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이익’이 결국 이란과 유럽을 움직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합(EU)은 이란 핵합의에 따라 가장 큰 경제적 수혜를 누리는 국가다. 프랑스 석유업체 토탈과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 등은 대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후 이란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대이란 제재가 재개될 경우 EU는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산디프 고팔란 호주 디킨대 법학교수는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EU가 이란 핵합의를 지지하는 주된 동기는 합리적인 자기이익”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내부 불만이 쌓여 체제 변화에 대한 부담이 커진 지금이 재협상을 압박할 가장 좋은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 이란 경제는 2016년 1월 미국이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해제하면서 겨우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들어 이란 핵합의 파기 가능성을 시시하면서 이란 리알화 가치가 급락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달 단일환율 도입을 결정했지만 물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미국이 이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재개할 경우 이란 국민은 민생고를 참지 못하고 다시 거리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이란에서는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이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 미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이란 핵합의 파기를 통해 이란 이슬람 정권을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리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 내 매파의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카이로=박민우 특파원 minwoo@donga.com


#이란#트럼프#핵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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