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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김광현]울지마,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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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김광현]울지마, 아르헨티나

김광현 논설위원 입력 2018-05-10 03:00수정 2018-05-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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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는 소를 팔아 세계 5위 경제대국이 되었던 나라다. 1900년 전후 냉동선이 발명됐다. 비슷한 시기 발명된 철조망을 팜파스라는 대평원 위에 쳐놓고 소를 풀어 놓으면 소는 절로 먹고 자랐고 때마침 개발 붐을 탄 철도망을 통해 유럽과 미국에 수출됐다. 냉동선, 철조망, 철도 등 3대 발명품이 아르헨티나의 소를 요즘 한국의 반도체 같은 수출 블루칩으로 만들었다. 이탈리아에서 부자 나라 아르헨티나로 가정부살이를 떠난 엄마를 찾아 나선 주인공 마르코의 눈물겨운 동화 ‘엄마 찾아 삼만리’의 시대적 배경이 그 당시다.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협상을 8일 시작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자 아르헨티나에 있던 달러화가 빠져나가 페소화 가치가 최악 수준으로 떨어지고 주가도 폭락했기 때문이다. 불과 20일 전 27.5%였던 금리가 40%로 올랐는데도 달러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터키 브라질 등도 비슷한 추세여서 신흥국 6월 위기설도 불거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국가부도 위기는 1982년, 2001년, 2014년에 이어 벌써 4번째다. 충격이 있을 때마다 IMF 구제금융의 단골손님이 된 것은 경제 체질이 허약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경제가 좋을 때 선진 공업국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농산물 수출국가에 머물러왔다. 농장주들에게 편중된 부(富)의 불균형은 사회적 갈등의 불씨로 작용했고 정부는 과도한 복지로 노동자와 하위층의 민심을 달랬다. ‘울지 말아요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의 주인공 에바 페론이 대표적이다.

▷한국은 1997년 “펀더멘털은 튼튼하다”고 하다가 IMF 구제금융을 받은 전력이 있다. 지금은 외환보유액 등 그때보다 체질이 좋아진 것은 틀림없다. 이번 위기설에도 한국은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정부가 효과 없는 사업들에 예산을 펑펑 쏟아붓고 기업들 때리기에 나선다면 언제 또 아르헨티나의 길을 걸을지 모를 일이다.
 
김광현 논설위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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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imf#국가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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