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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링크 제도화 외면한 네이버… “뉴스장사 구조부터 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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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링크 제도화 외면한 네이버… “뉴스장사 구조부터 깨야”

신무경기자 입력 2018-05-10 03:00수정 2018-05-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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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댓글 개편안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이 9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뉴스 편집 및 댓글 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과 언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봉책으로 또 빠져나가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네이버가 9일 “뉴스 편집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눈속임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네이버는 모바일 메인화면에서 인공지능(AI)이 편집하는 뉴스피드판(가칭)을 신설한다고 밝히는 등 뉴스 유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이날 밝힌 뉴스·댓글 개편안에 따르면 이르면 7월부터 네이버 모바일 화면에서 가장 먼저 검색창이 등장하고, 이 화면을 왼쪽으로 넘겼을 때 언론사가 편집한 기사가 담긴 뉴스판이 나온다. 이용자가 선호하는 언론사를 선택하면 해당 언론사가 편집한 기사가 배열된다. 또 뉴스판을 다시 왼쪽으로 넘겼을 때 인공지능이 편집한 기사가 나오는 뉴스피드판이 등장해 이용자가 자주 읽은 분야의 개인맞춤형 기사가 서비스된다.

표면적으로는 큰 변화로 보이지만 꼼수라는 목소리가 높다. 뉴스 첫 화면을 검색 서비스로 바꿔 일종의 ‘대문’을 만들뿐 뉴스가 메인 서비스임에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검색창-뉴스판-뉴스피드판’의 순서는 네이버가 초기에 설정한 기본값일 뿐 이용자가 순서를 바꿀 수 있다. 뉴스 읽기에 익숙한 이용자들은 현재의 뉴스 화면과 유사한 뉴스피드판을 첫 화면에 설정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검색창을 첫 화면에 기본값으로 둬도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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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드판에서 AI가 뉴스를 편집하는 것도 네이버 구성원들이 만든 알고리즘에 의해 뉴스피드판이 운영된다는 의미로,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뉴스피드판이 이용자 입맛에 맞는 정보를 편향적으로 제공해 이용자를 편협한 시각에 갇히게 하는 ‘필터버블’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가 만든 알고리즘을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알고리즘검증위원회가 검증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네이버가 그간 각종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뉴스배열공론화포럼, 댓글정책이용자패널 등 외부 위원회를 꾸려 책임을 돌리고 자신은 빠져나간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밝힌 개인화된 뉴스 서비스는 자기 입맛에 맞는 뉴스만 골라보게 하는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네이버가 현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으려면 뉴스를 팔아 장사하는 구조가 아니라 구글처럼 기술을 개발해 먹고사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했다.

네이버가 원하는 언론사에 한해 구글식 아웃링크 방식을 도입하고 댓글 폐지도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부분도 ‘립서비스’라는 평가가 많다.


현재 뉴스 제휴 매체 124개와 검색 제휴 매체 567개가 네이버 플랫폼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개별 언론사가 아웃링크 도입이나 댓글 폐지를 결정하면 그 이득은 고스란히 다른 매체들이 갖게 되는 구조다. 네이버에서 전재료 등을 받지 않고는 존립이 힘든 군소 언론사는 인링크와 댓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가 언론사 간 이런 미묘한 입장 차를 파고들면서 민감한 현안에 대한 결정을 언론사로 떠넘기고 언론사 간 갈등을 조장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정책을 끌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정치권 입법을 통한 제도적 접근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날 네이버는 뉴스 제휴 매체 약 70곳에 아웃링크와 관련된 의견을 취합한 결과 “70%(49곳)가 회신했는데 이 중 절반(24곳)은 유보적 입장을, 1개 매체만이 아웃링크 찬성을, 나머지(24곳)는 인링크 유지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보적 입장을 전달했다거나 회신하지 않은 매체 대부분은 아웃링크 도입 여부는 개별 언론사가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제도화를 통해 바꿔야 할 문제로 판단해 네이버 질의에 응하지 않은 것인데 네이버는 이를 유보로 포장했다.

이번 개편안은 PC가 아닌 모바일 위주로 적용되어 ‘반쪽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네이버 측은 “하루 모바일 네이버 방문자는 3000만 명이고 PC는 900만 명 수준이라 모바일에 적용한다”고 해명했다.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네이버는 포털 운영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을 내려놓고 공적 논의를 통해 모아진 의견을 따르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네이버#아웃링크#뉴스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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