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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청년실업 되레 악화… ‘일자리 정부’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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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청년실업 되레 악화… ‘일자리 정부’ 무색

박재명 기자 , 이은택 기자 , 김준일 기자 , 강성휘 기자 입력 2018-05-10 03:00수정 2018-05-1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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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1년]J노믹스 1년 전문가 평가 “64.5점”
‘64.5점.’

소득주도 성장론으로 대변되는 문재인 정부의 실험적인 경제정책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낙제점을 간신히 면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시작부터 논쟁적이었다. 공공 부문 중심으로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는 것과 더불어 민간기업 경영구조에 정부가 개입하는 방안들에는 ‘친(親)노동·반(反)기업’ 색채가 짙었다. 이렇게 하면 소비 증가→내수 확대→투자 증가→3% 경제성장의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지만 기업의 자율적 의사결정 구조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많다. 집권 2년 차인 올해는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 구호뿐인 일자리정책에 실업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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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경제 관련 학회장과 민간 경제연구원장 등 10명의 경제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 1년 동안의 성과를 100점 만점에 64.5점이라고 평가했다. 낙제는 아니지만 ‘잘했다’고 보기도 힘든 점수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지난해 한국이 3년 만에 3.1% 성장한 것은 기대 이상”이라면서도 “집권 2년 차에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실업을 해소하지 않는 한 지금의 성적표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문 대통령은 임기 첫날인 지난해 5월 10일 ‘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지시했지만 이후 고용 상황은 악화일로에 있다. 3월 국내 실업자 수는 125만7000명으로 2000년 이후 최대치로 치솟았다. 청년실업률(11.6%) 역시 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는 구직에 나서는 청년의 수가 많아지면서 실업자 수도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책의 실패라고 진단했다. 신도철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약자를 위해 최저임금을 올린 것이 오히려 영세 자영업자를 어렵게 만들고 청년실업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제대로 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가 기업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조치를 하는 대신 돈을 풀어 최저임금 인상 등의 부작용을 가리는 데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 사업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서비스업과 금융산업을 키우는 근본적인 일자리 확충 방안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 “규제 풀어 기업 뛰게 하라”

정부는 대기업도 경제의 중요한 축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정부와 대기업 사이의 간극은 지난 1년 동안 크게 벌어졌다. 대기업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보고 노동계에 치우친 정책을 추진하면서 불협화음이 커진 것이다.

국내 10대그룹 인사팀의 한 임원은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정부 경제팀이 기업 총수들을 불러내 채용 확대를 압박하는 것이 정부가 말하는 ‘소통’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 고용 경직성을 높이고, 최저임금을 올려 인건비를 높이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터라 고용 확대는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기업의 경영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혁신성장과 규제개선도 병행해야 일자리의 난맥상을 풀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본보가 정책 평가를 위해 접촉한 경제 전문가 10명 가운데 9명은 ‘혁신적이라고 할 만한 정책 자체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출범 2년 차에 들어선 지금은 혁신성장을 통한 일자리 증대가 이뤄져야 할 시기지만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가 “공무원을 늘리면 그만큼 규제가 늘 수밖에 없는데 공공 부문을 늘리면서 규제 개혁을 한다는 발상 자체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은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를 조절하고 직접 지원 대신 세제 혜택을 늘리는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대책, 강남 집값 잡았지만 ‘로또 청약’ 부작용 ▼

투기와의 전면전에도 집값 껑충… 양도세 중과 등 규제 총동원
지방 집값 하락… 지역 양극화 심화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서울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한 ‘총력전’을 벌였다. 출범 1년째인 현재 강남을 비롯한 서울 집값은 안정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과거 참여정부가 5년에 걸쳐 발표한 규제를 1년 안에 몰아서 쏟아낸 승부수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5월 9일 이후 지금까지 발표한 굵직한 부동산 대책은 모두 6개다. 정부 출범 약 한 달 만에 6·19대책을 통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서울 분양권 전매를 금지했다. ‘규제 종합세트’로 불리는 ‘8·2부동산대책’에는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부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율 중과, 가점제 청약 확대 등을 담았다.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에서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해 돈줄을 조였다.

‘투기 및 강남 집값과의 전면전’을 선포했지만 정권 초기 서울 집값은 되레 더 뛰었다. 지난해 4월 0.23%였던 서울 집값 월간 상승률은 정부 출범 직후인 5월 0.35%로 상승 폭을 키운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0.94%까지 치솟았다. 각종 규제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시즌2’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놀란 정부는 과열의 진원지인 강남 재건축 시장을 겨냥한 카드를 추가로 꺼냈다. 올해 1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2월에는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방침을 내놓았다. 여기에 4월부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그동안 누적된 정부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서울 집값 상승률은 3월 0.55%로 줄었고 지난달에는 0.31%까지 떨어졌다.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는 최근 4주 연속 아파트값이 떨어지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부작용도 있다. 서울을 겨냥한 규제가 지방에도 적용되면서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심해졌다. 지방 집값은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줄곧 하락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3월 말 기준 전국 1만1993채로 전월(1만1712채)보다 2.4% 늘었다. 악성 미분양 단지는 대부분 지방에 몰려 있다. 일반 주택시장과 신규 청약시장 간 온도차도 극명해지고 있다. 정부가 신규 분양가를 규제하면서 생겨난 ‘로또 청약’ 단지로 예비 청약자가 몰리면서 서울 및 일부 지방 광역시에서 분양한 단지는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반면에 수도권 외곽과 기타 지방 청약시장에서는 할인 분양을 해도 분양이 안 되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이은택 / 세종=김준일 기자 /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 도움말 주신 분


△강성진 한국경제연구학회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김정식 전 한국경제학회장(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주찬 한국규제학회장(원광대 행정학과 교수) △신도철 한국제도경제학회장(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이정희 전 한국중소기업학회장(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조준모 전 한국노동경제학회장(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최병일 한국국제경제학회장(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황성현 한국재정학회장(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일자리#j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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