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행 ATM 송금차단 이어 노인 현금 인출 제한하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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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이상 금융사기 피해 막아라”

일본에서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고령자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을 제한하는 금융사가 늘고 있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7월 30일부터 8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 ATM을 통한 송금, 현금 출금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고령자들의 송금을 막는 은행은 드물지 않았지만 출금까지 제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은행 측은 “최근 고령자를 꾀어 현금카드를 받아낸 뒤 현금을 뽑아 달아나는 사건이 많아지고 있다”며 “80세 이상이면서 최근 1년 동안 현금카드 출금 기록이 없는 고객의 1일 이용 한도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현금카드 출금에 제한을 받고 싶지 않으면 별도로 신청을 하라고도 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일본에선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범죄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족인 것처럼 전화를 걸어 “오레오레(おれおれ·나야 나)”라고 속이고 통장으로 급히 돈을 보내라고 하는 ‘오레오레 사기’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연금 지급일에 맞춰 시청이나 연금사무소 직원을 사칭한 전화사기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가족이나 친척을 가장한 오레오레 사기는 8475건으로 전년 대비 47%나 급증했다. 지난해 일본 전체 특수사기 건수는 1만8201건으로 7년 연속 증가세였는데 피해자의 72.3%가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찰은 금융회사에 피해 예방을 위해 고령자의 송금 한도액을 낮추거나 송금을 제한할 것을 권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378개 금융회사가 장기간 ATM 미사용 고령자 고객의 송금을 금지하고 은행창구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 이 같은 이용 제한은 지방은행과 신용금고를 시작으로 점차 대형 은행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하지만 송금액 한도 등에 대한 제한에 대해서는 ‘불편하다’, ‘나이만을 기준으로 금융거래를 제한하는 것이 맞느냐’는 등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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