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치 위스키 본고장’ 술로 매주 22명 사망… 스코틀랜드, 라거 맥주 1460원 밑으로 못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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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최저가격제 5월부터 시행
“적포도주 등 할인으로 음주 부추겨”… 시중 싼 제품보다 최고 70% 안팎 올라

‘스카치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가 국민 건강을 위해 ‘주류 최저 가격제’를 도입하고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주류 최저 가격제는 알코올음료 1유닛(unit)당 최저 가격을 정해 놓고 그 이하로는 술을 팔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최저 가격은 1유닛당 0.5파운드(약 730원)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알코올 4%의 라거 맥주(500mL) 한 캔은 1파운드(약 1460원) 이상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 대략 70% 안팎의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알코올 13%가 함유된 적포도주 한 병(750mL)은 최소 4.88파운드, 알코올 40% 위스키 한 병(700mL)은 14파운드 이상 받아야 해 그동안 시중에서 판매되던 가격보다 실질적으로 각각 53%와 40%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주류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이 알코올 도수는 높고 가격은 낮은 술을 대량으로 생산해 판매하면서 각종 할인 행사까지 진행해 음주를 부추기고 있다는 판단에서 주류 최저 가격제를 도입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음주와 관련해 일주일 평균 22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연간 보건비용도 30억 파운드(약 4조4000억 원)를 넘는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총리는 “주류 최저 가격제 시행 첫 5년간 음주 관련 사망자가 수백 명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며 보건비용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 최저 가격제는 영국 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웨일스와 북아일랜드도 이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고 잉글랜드는 스코틀랜드의 제도 도입 효과를 살펴본 뒤 결정할 방침이다. 주류 최저 가격제는 미국의 일부 주와 캐나다 등 몇몇 나라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스코틀랜드#스카치위스키#주류 최저 가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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