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째 유엔기념공원 찾은 6·25참전 英노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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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 상대로 2일 평화 강연… “내가 묻히고 싶은 곳은 부산”

영국군 6·25전쟁 참전 용사인 제임스 그룬디 씨가 1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유엔기념공원 제공
영국군 6·25전쟁 참전 용사인 제임스 그룬디 씨가 1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유엔기념공원 제공

6·25전쟁에 영국군으로 참전했던 제임스 그룬디 씨(86). 1988년부터 올해까지 한 해도 쉬지 않고 한국을 방문한 그가 2일 부산시민에게 ‘6·25전쟁과 그 이후’를 주제로 강연한다. 그룬디 씨는 “어제 일처럼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전쟁의 참상과 숭고한 인류애, 평화의 소중함을 한국인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다”고 1일 말했다. 강연은 2일 오전 10시 부산 남구 유엔평화기념관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다.

그룬디 씨는 6·25전쟁 당시 영국군 시신수습팀에서 복무했다. 1951년 2월부터 1953년 6월까지 총탄에 찢긴 전우의 살점과 뼈를 수거하는 일이 그의 임무였다. 그가 수습한 유해는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다. 6·25전쟁 때 영국군은 미군 다음으로 많은 1177명이 전사했고, 그 가운데 855명이 유엔기념공원에 영면해 있다.

그는 정전협정 체결을 한 달 앞둔 1953년 6월 영국으로 돌아가 축구선수와 경찰관으로 생활하다 은퇴했다. 1988년 5월 동료 참전용사 유가족과 함께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한 이후 한 해도 빠뜨리지 않고 5월이면 자비를 들여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하고 있다. 영국 현지에서 수집한 6·25전쟁 관련 자료와 사진 등 300여 점의 기록물도 유엔기념공원에 기증했다.

그룬디 씨는 자신이 직접 묻었던 전우들 옆에 자신도 묻히기를 간절히 희망해 허가를 받았다. 그는 9일까지 부산에 머물면서 부산외고와 부경대, 해군작전사령부 등에서 강연한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제임스 그룬디#6·25전쟁#영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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