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유리컵, 사람없는 곳에 던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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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밀쳤다” 기존 해명 번복, 경찰 출석… “죄송”만 6번 되풀이

‘물벼락 갑질’ 논란에 휩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와 취재진을 향해 고개 숙이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물벼락 갑질’ 논란에 휩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와 취재진을 향해 고개 숙이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35)가 광고대행사와 회의 중 유리컵을 던졌다고 시인했다. 그동안 조 전 전무는 “유리컵을 밀쳤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1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경찰에 출석한 조 전 전무는 올 3월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광고 관련 회의에서 유리컵을 던진 사실을 시인했다. “유리컵을 던진 것이 아니라 손으로 밀쳤을 뿐”이라는 기존 해명은 거짓으로 판명됐다. 하지만 조 전 전무는 “유리컵을 사람이 없는 곳을 향해 던졌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던질 경우 특수폭행에 해당돼 이를 피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조 전 전무는 이날 오전 9시 55분경 강서경찰서에 도착했다. 검은색 에쿠스를 타고 온 그는 검정 정장 차림으로 포토라인에 섰다. 이어 허리를 2초가량 숙인 뒤 “죄송하다”고 말했다.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진심으로 죄송하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을 6차례 반복했다.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혐의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지켜본 일부 시민은 “벌 받아도 싸다” “갑질 척결해라”라고 소리쳤다. 경찰서 정문 앞에선 박창진 전 사무장과 현직 대한항공 기장 이건흥 씨가 1인 시위를 했다. 이들은 “무능하고 부도덕한 조 전 전무가 절대로 경영에 복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 일가 전체에 대한 수사도 확대되고 있다. 관세청은 조 회장의 최근 5년간 해외 신용카드 사용액이 ‘0원’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이 2014년 7월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은 이후부터 22개월간 34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온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법인카드 사용 명세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김동혁 hack@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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