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재생 성공 노하우, 해외 현장에서 배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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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전문가’ 배재대 정강환 교수, 20여 명 이끌고 日지자체 방문
튤립축제 등 우수사례 벤치마킹

배재대 정강환 교수(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장 오른쪽) 일행이 26일 일본 가나자와시 히가시차야 거리에서 가나자와시청 직원으로부터 도심재생 성공사례를 설명듣고 있다. 가나자와=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배재대 정강환 교수(세계축제협회 한국지부장 오른쪽) 일행이 26일 일본 가나자와시 히가시차야 거리에서 가나자와시청 직원으로부터 도심재생 성공사례를 설명듣고 있다. 가나자와=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외국의 성공적인 도심재생 사례와 관광전략 등을 현장에서 배우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국내에 적용하는 노력은 계속돼야 합니다.”

26일 오후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가나자와(金澤)시에 있는 히가시차야 거리. 20여 명의 한국인이 가나자와시 직원들의 설명을 열심히 메모하고 있었다. 과거 일본의 5대 도시로 꼽혔던 가나자와는 제2차 세계대전은 물론 지진 피해도 별로 없어 옛 목조주택과 거리, 문화유산 등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가나자와시는 일본 3대 정원으로 꼽히는 인근 겐로쿠엔(兼六園)과 히가시차야 거리, 미술관 등을 접목시켜 공동화된 도심을 재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히가시를 전통건축물보존구역으로 지정하려는 시의 방침에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발하는 주민을 설득해 옛 건물과 거리를 보존했다. 또 지역의 전통칠기와 염색, 견직물, 금박제조 기술 등을 바탕으로 한 관광상품으로 연간 800만 명의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이날 세계축제협회(IFEA) 한국지부와 세계튤립정상회의(WTS) 한국지부장을 맡고 있는 배재대 정강환 교수(관광이벤트컨벤션학과)가 이끄는 한국인 방문단이 가나자와시를 찾았다. 정 교수는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국내 축제인 보령머드축제를 개발하고 진주남강유등축제 등 국내의 수많은 축제를 개발하거나 컨설팅했다. 정 교수는 “국내 지방자치단체마다 ‘도심 재생’이라는 화두를 내걸고 막대한 예산을 쏟고 있으나 하드웨어에 치중한 나머지 실패하는 사례가 빈번해 관련자들을 직접 일본 현지로 안내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단에는 문화관광과 정원 분야 담당 공무원과 축제재단 관계자, 이벤트기획 전문가는 물론 여행사 관계자도 합류했다. 한희정 서울 강동구청 팀장은 “보존가치가 높은 목조건물 거리 곳곳에 금박을 두른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아기자기한 미술관과 전통 공연 등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로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섬세함을 배울 만했다”고 말했다. 전시행사업계에서 일하는 안채정 씨는 “도심 재생은 토목이나 건축보다도 문화와 예술 그리고 축제 등으로 풀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날 일행이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인근 도야마(富山)현 도나미(礪波)시에서 열리고 있는 ‘도나미 튤립페어’(4월 25일∼5월 10일) 현장. 세계 5대 튤립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도나미 튤립축제는 100년 튤립 재배 역사를 바탕으로 1952년부터 시작됐다. 인구 5만 명에 불과한 도나미시에 보름간의 축제 기간에만 30만 명 이상이 찾을 정도. 특히 사계절 튤립을 피울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로 전 세계 화훼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선화 전남 순천시청 정원문화팀장은 “한국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된 순천만정원은 이제 사계절 사람들이 찾는 콘텐츠를 갖춰가야 할 시기”라며 “화훼의 다양한 전시 및 식재 기법 등 선진 기술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나쓰노 오사무 도나미 시장은 이날 방문단을 직접 맞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제7차 세계튤립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지부장인 정 교수를 만난 뒤 도나미시 방문을 직접 요청한 것.

정 교수는 “이제 정원과 화훼 등을 콘텐츠로 한 관광은 세계적인 관광의 트렌드로 성장해가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이 세계적인 선진 현장을 직접 방문해 가슴으로 느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도나미=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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