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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리 사회 병들게 하는 ‘혐오의 도가니’ 네이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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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우리 사회 병들게 하는 ‘혐오의 도가니’ 네이버 댓글

동아일보입력 2018-04-27 00:00수정 2018-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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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댓글 시스템이 지나친 ‘혐오 표현’으로 이념 세대 성별 계층 등 각종 갈등을 확대재생산하는 무대로 비틀린 모습이다. 혐오 표현은 타인이나 특정 집단에 대한 모욕,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의 표현을 말한다. 댓글을 보면 근거 없는 비하 발언으로 흠집을 내고, 마음에 안 든다고 ‘떼 악플’로 혐오를 조장하는 일이 숱하다. 한 야구선수는 5년간 한 사람에게 4만3000여 건의 악플 공격을 받고 있다. 댓글 코너가 익명성에 기대 무분별하게 감정을 배설하는 ‘혐오의 도가니’ 그 자체다.

네이버가 2004년 ‘덧글’이라는 이름의 댓글 시스템을 처음 선보일 때만 해도 순기능을 옹호하는 이들이 많았다. 여론의 다양화에 기여하는 인터넷 공론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14년이 흐른 지금, 댓글의 폐해가 너무 커졌다. 온라인상의 갈등은 현실 세계로 옮겨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칼’이 됐다. 비단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만의 문제가 아니라 진영 논리로 서로를 배척하며 사회가 집단별로 더 극단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또 댓글의 혐오 표현은 실제 생활에서의 편견과 차별로 이어졌다. 현 댓글 시스템이 건전한 여론 형성은커녕 되레 다양성을 죽이고 공존을 파괴하고 있다.

그런데도 네이버는 댓글 문화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플랫폼으로서의 책임을 사실상 방기했다. 25일 발표한 1인당 댓글·공감수 제한 방안을 비롯해 네이버는 그간 댓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로그인 이후 이용하기’ ‘댓글 접기’ ‘신고하기’ 등 여러 장치를 두긴 했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단순 ‘서비스 개선’일 뿐 본연의 기능을 잃은 공론장을 근본적으로 바꿀 대책은 아니다. 이러니 네이버가 댓글 생산의 장을 열어주고 트래픽 증가라는 경제적 이득을 보는 ‘뉴스·댓글 장사’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추세다. 어떤 수단보다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전파되는 사이버 공간의 위력 때문이다. 독일은 올해부터 혐오 표현이나 가짜뉴스를 방치하는 SNS 기업에 최고 5000만 유로(약 640억 원)의 벌금을 물리는 법을 시행 중이다. 악성 댓글에 대한 묵인과 방조도 공범이라는 시각으로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지기 전에 네이버에 사회적 책임을 지우는 법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익명에 숨어 무자비한 댓글을 다는 이들도 표현의 자유가 혐오 표현까지 무제한 용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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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떼 악플#혐오 표현#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댓글 문화#가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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