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드루킹 사건, 靑이 직접 당사자…당에 미루는 건 비겁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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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20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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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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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0일 이른바 ‘드루킹 사건’ 이라 불리는 댓글 여론 조작 사건과 관련, “청와대가 직접 당사자인데 민주당에 미루는 것은 비겁한 정치”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직격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떳떳하다면 최순실 특검을 우리가 받아 들였듯이 문 대통령이 야당의 특검 주장에 직접 답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대선후보 수행단장은 대선후보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동행하고 차량도 같이 타고 다닌다. 대선 상황의 모든 것을 동행하면서 구두보고 하고 지시를 받는다”며 “드루킹 게이트에 김경수 의원이 연루 되었다는 것은 그가 대선 당시 수행단장이었기 때문에 만약 그가 혐의가 있다면 문재인 후보가 댓글 조작을 알았느냐 몰랐느냐를 사법적으로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경찰이 드루킹 사건을 은폐조작 하고 있고 댓글 전문 윤석렬 검찰이 이사건 수사를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검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김정숙 여사까지 연루의혹이 나온 터에 문 대통령까지 문제가 된다면 정권의 정당성, 정통성도 국민적 의혹대상이 된다”며 “당당하게 국민적 의혹을 푸시라”고 압박했다.

홍 대표는 이날 앞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도 “역대 정권의 몰락 과정을 보면 문재인 정권의 몰락 과정은 참 빨리 왔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며 “6.13 민심을 한번 확인해보자”고 적었다.

그는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에도 경남지사 출마 선언을 강행한 김 의원을 향해 이명박(MB) 정부 당시의 일화를 전하며 “마치 자신은 치외법권 지대에 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큰 권력의 외피는 그야말로 모래성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011.10 MB정권의 최고 실세가 당사 대표실로 찾아와 내년도 국회의원에 다시 출마해서 국회의장을 하겠다고 했을 때 나는 이제 그만 정계 은퇴하고 미국으로 가서 5년 동안 돌아오지 말고 여생을 편하게 지내라고 충고 한 일이 있다”며 “MB 재임 중 감옥 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MB는 식물대통령이 된다고 하면서 거듭 정계은퇴를 종용했으나 그는 그 말을 무시하고 전횡을 계속하다가 결국 MB 재임 중 감옥 가고 MB는 집권말기에 식물대통령이 됐다”고 적었다.

홍 대표는 해당 글에서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의원은 MB 정부 시절 “형님을 통하지 않고선 되는 일이 없다”는 취지인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자랑했으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2012년 7월 구속됐다.

홍 대표는 “큰 권력은 모래성이라고도 말해주기도 했는데 그는 마치 자신은 치외법권 지대에 살고 있는 양 그 말의 뜻을 몰랐다”며 “그 후 감옥에 찾아간 보좌관에게 비로소 홍 대표 말을 들을 걸 잘못 판단했다고 후회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드루킹 김경수 의원을 보면서 다시금 그 말을 떠올리게 된다”며 “자신이 갈 곳은 경남도청이 아니라 감옥일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는 이미 늦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고 촉망 받는 정치인이 권력의 허세를 믿고 우왕좌왕 나대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작은 권력은 견고하지만 큰 권력은 순식간에 무너지는 모래성”이라고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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