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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들 외면-정부규제에… 카카오택시 유료콜 서비스 ‘공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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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들 외면-정부규제에… 카카오택시 유료콜 서비스 ‘공회전’

김성규기자 입력 2018-04-17 03:00수정 2018-04-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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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비공개’ 3일만에 철회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에 도입한 ‘스마트 호출’ 때 택시 기사들에게 목적지를 비공개한다는 방침을 사흘 만에 철회하자 ‘실패한 서비스’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승객 골라 태우기’를 막지 못하면서 웃돈 1000원만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동시에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새로운 사업모델에 규제부터 하고 보는 정부의 대응도 문제라는 지적이 함께 제기된다.

10일 시작된 카카오의 스마트 호출은 1000원을 내면 카카오T 택시 호출 성공률을 높여주는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이다. 기존 일반 호출이 가까운 데 있는 택시 기사에게 순차적으로 정보를 보내는 방식이었다면 스마트 호출은 AI를 통해 이용자의 호출을 예상 거리와 시간, 과거 운행 패턴, 교통 상황 등을 분석해 응답 확률이 높은 기사에게 전달해준다.

카카오 측은 일부 기사가 스마트 호출 요청을 받았을 때 목적지를 골라서 응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사가 호출을 수락하기 전 목적지를 확인할 수 없게 했었다. 또 스마트 호출에 응답한 기사가 목적지를 확인한 후 연결을 취소하면 일정 시간 동안 스마트 호출에 응답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스마트 호출은 즉각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기사들이 목적지에 따라 많게는 수만 원 더 벌 수 있는데도 웃돈 1000원 때문에 목적지를 확인하지도 않고 호출에 응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손님이 내는 1000원 중 세금과 카카오 측이 가져가는 몫을 제외하고 기사가 받게 되는 몫은 600원이어서 택시 기사들이 스마트 호출에 응할 유인책이 될 수 없었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는 서비스 개시 사흘 만인 13일 스마트 호출의 목적지 비공개 방침을 철회했다. 이에 일반 호출과 스마트 호출의 차이는 배차를 거리에 따라 하느냐와 AI를 통해 하느냐만 남게 됐다. 이용자는 카카오의 AI 시스템을 사용하는 대가로 1000원을 내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유료화 자체에 대한 논란에 더해 카카오가 성급하게 유료화를 시도해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으면서 택시비만 올린 셈이 됐다는 얘기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15일 밤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수요에 대해 우리가 어떤 것들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많은 고민을 담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거리와 상관없이 택시를 이용하려는 수요와, 멀리 가려는 손님만 태우려는 택시 기사의 공급이 만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카카오 측도 택시비 인상이라는 주장에 대해 “무료로 제공되는 일반 호출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일반 호출로 택시를 잡기 어려웠던 분들에게 하나의 선택지를 추가로 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부 대응이 더 큰 문제였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돈을 더 내고서라도 택시를 잡고 싶은 수요가 분명 존재하는데도, 택시 기사 등 이익집단의 반발과 기존 규제에 갇힌 시각으로 신규 사업모델의 발목을 잡았다는 얘기다. 당초 카카오 측은 스마트 호출의 가격을 2000∼3000원 정도로 하고, 별도로 5000원 정도를 내면 택시가 바로 배정되는 ‘즉시배차’ 서비스도 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유료 서비스가 도입되면 출퇴근 및 심야시간대에 사실상 택시 요금이 오르는 셈”이라며 “해당 서비스는 택시 요금에 포함되는 ‘콜비’(호출 수수료)와 다름없어 지방자치단체가 정한 수수료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사실상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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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카카오는 스마트 호출 가격은 1000원으로 정하고 유료화의 핵심이었던 즉시배차는 유보하게 됐다. 정 대표도 글을 통해 “원래의 생각과는 다르게 실행해야 했던 점도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카카오가 즉시배차 서비스 계획을 접은 것은 아니어서 이번 논란을 계기로 어떤 서비스를 들고 나올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 측은 “유관기관 및 업계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논의와 협력을 통해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카카오택시#유료콜#스마트 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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