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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시처럼 “임무 완수”… 이라크처럼 ‘시리아 늪’ 빠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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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시처럼 “임무 완수”… 이라크처럼 ‘시리아 늪’ 빠질까

주성하 기자 입력 2018-04-16 03:00수정 2018-04-16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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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리아 공습]어른거리는 ‘부시 데자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저녁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시리아 공습이 막 시작됐다고 밝혔다(왼쪽 사진). 다음 날 아침 그는 “이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 임무 완료!”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왼쪽 아래 사진). ‘임무 완료’라는 표현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3년 5월 이라크전 관련 연설을 할 때 배경으로 걸어놓았던 플래카드 단어와 똑같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오른쪽 사진).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 공습을 ‘완벽한 공격’이라고 자평했지만 시리아가 추가 도발할 경우 미국이 꺼내 들 카드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임무 완수(Mission Accomplished)’라는 표현을 둘러싸고 ‘미국의 임무가 무엇인가’라는 논쟁이 미국 내에서 불붙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3년 이라크 침공 직후 항공모함 위에서 성급하게 ‘임무 완수’를 선언한 뒤 이라크전쟁이 계속된 것의 데자뷔라는 지적도 나온다.

○ 임무 완수? 무엇이 임무인가?

시리아 “실패한 공습” 환호 14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시내에서 친정부 반미 시위대가 이란 국기와 시리아 국기, 러시아 국기(왼쪽부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차량 앞에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하페즈 알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왼쪽부터)의 얼굴 사진을 붙여 놓았다. 이날 시내에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춤추고 노래하면서 “서방 동맹국의 공습이 시리아의 국민적 의지는 흔들지 못했다”며 ‘실패한 공습’으로 규정했다. 다마스쿠스=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하루 뒤인 14일 ‘이보다 더 좋은 결과는 있을 수 없다. 임무 완수!’라는 트윗을 올렸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은 이에 대해 한목소리로 ‘무엇이 임무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화학무기 사용에 따른 1회성 응징이었을 뿐 시리아 내전을 다룰 중장기적 대책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2주 전만 해도 수개월 내로 시리아에서 미군 병력을 감축하겠다고 했다. 시리아에는 특수전 요원, 군사고문, 훈련교관단 등 2000여 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시리아 공습 이후 미군이 계획대로 철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CNN은 “공습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정책이 무엇인지 더욱 혼란스럽다”며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서만 ‘레드라인(금지선)’을 긋는 것인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습은 중동 정세 완화라는 목표와도 분명히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 사용을 중단하더라도 민간인들을 내전의 위험에서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CNN은 나아가 이번 공습이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정부 간 유착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와 포르노 배우와의 불륜 스캔들로 곤궁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용으로 꺼내 든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관련 발언이 오락가락했던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를 공습하면 많은 부채와 장기적인 분쟁 외에 얻을 게 무엇이냐”고 개입에 반대했지만 집권 후 입장을 180도 바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두 번씩이나 시리아를 공습했다.

○ ‘임무 완수’, 부시의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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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 적은 ‘임무 완수’는 10여 년 전 아들 부시 대통령이 성급하게 플래카드에 사용했다가 두고두고 곤욕을 치른 말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 공습 6주 만인 2003년 5월 1일 에이브러햄 링컨 USS 항공모함에서 이라크 주요 전투 종료를 선언했다. 이때 부시 전 대통령이 직접 “임무 완수”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연설대 뒤쪽으로 ‘임무 완수’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하지만 이라크전은 금방 끝나지 않고 2011년 12월까지 8년 넘게 이어졌다. 미군 전사자는 4400명이 넘었고, 전쟁에 쏟아부은 돈은 2조 달러가 넘었다.

부시 전 대통령 자신도 2009년 1월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나면서 한 고별 기자회견에서 임무 완수 선언을 임기 중 가장 아픈 실수로 꼽았다. 미국의 중동정책에서 오판과 실수를 상징하는 대명사가 된 임무 완수 단어를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꺼내 든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아침 트위터에 “시리아 공습이 너무 완벽하니 가짜 뉴스 미디어들은 임무 완수란 용어만 걸고넘어진다. 나는 그들이 이걸 시비 걸 줄 알고 있었다. (임수 완수를) 자주 쓰겠다”고 밝히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트럼프#부시#임무 완수#이라크#시리아#화학무기 시설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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