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볼턴 ‘안보 핫라인’ 재구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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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취임 3일만에 만나 협의… 맥매스터 경질후 채널복원 나서
鄭 도착날, 日 야치도 워싱턴에… 한미일 ‘3각 외교전’ 긴박
푸틴 “문재인 대통령과 6월 정상회담”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12일(현지 시간) 한미 간 ‘국가안보회의(NSC) 핫라인’ 재구축에 나섰다. 일본의 안보수장인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도 볼턴 보좌관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찾으면서 한미일 3각 외교전도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 실장이 워싱턴 시간으로 11일 오후 백악관에서 미국 NSC 측과 2시간가량 예비협의를 했다”며 “12일 오전에는 볼턴 보좌관과 만나 협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의 회동은 미국이 반군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시리아에 대한 군사조치를 검토하면서 하루 늦춰졌다. 그 대신 정 실장은 이날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보좌관과 긴밀한 공조를 이어왔던 정 실장은 볼턴 보좌관과도 하루빨리 핫라인을 구축하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릴레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국무장관에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간 긴밀한 접촉을 이어오는 가운데 한미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NSC 차원의 공조체제를 재구축하려는 것이다. 정 실장의 미국 방문은 볼턴 보좌관이 9일(현지 시간) 취임한 지 이틀 만이다.

야치 국장도 11일 덜레스 공항을 통해 워싱턴을 방문했다. 야치 국장과 볼턴 보좌관의 면담은 일주일 전에 잡혔지만,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의 면담은 2, 3일 전에야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남북,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청와대 내에선 북한 인권 문제가 비핵화 합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정 실장의 워싱턴 방문은 주미 대사관에서도 조윤제 대사와 정무라인만 알았을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됐다. 일각에선 지난달 정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 결과를 설명한 뒤 청와대가 이를 다시 언론에 상세히 브리핑한 것을 두고 한미 간에 이견이 있었다는 말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중재 외교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놓고 백악관이 불편해했고, 이 때문에 이번에는 청와대가 아예 정 실장 방미에 대해 말을 아끼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정 실장은 볼턴과의 회동에서 비핵화 로드맵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월 한-러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하면서 북핵 외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푸틴 대통령은 “6월 문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동안 한반도 상황을 포함해 양국 협력과 다양한 국제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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