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병원 사고후 ‘주사제 나눠쓰기’ 크게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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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77곳서 44%→4% 감소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집단 사망 사건 이후 신생아중환자실의 ‘주사제 나눠 쓰기’ 행태는 개선됐으나 주사제를 약사가 아닌 간호사가 배합하는 관행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대한신생아학회가 전국 신생아중환자실 77곳의 주사제 배합 및 투약 과정을 조사한 결과 지질영양 주사제인 ‘스모프리피드’ 한 병을 여러 환자에게 나눠 쓰는 곳의 비율은 이대목동병원 사건일(지난해 12월 16일) 이전 44.2%에서 이후 3.9%로 급격히 줄었다. 경찰은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이 500mL 병에 든 스모프리피드를 김모 군(생후 6주) 등 4명에게 10∼20mL씩 나눠 투약하는 과정에서 세균이 섞여 들어가 집단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균 오염 위험을 높이는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 ‘수액 미리 만들어 두기’ 관행도 다소 나아졌다. 음식을 입으로 넘기지 못하는 신생아에게 주입하는 종합영양수액(TPN)을 매일 새로 조제한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29.3%에서 51.4%로 늘었다. 이대목동병원 사건 때는 주말을 앞두고 사흘 치를 한꺼번에 만들어 보관해 뒀다가 차례로 맞혔다. 만에 하나 TPN이 오염되면 세균 등이 걷잡을 수 없이 증식될 수 있는 관행이다.

하지만 수액과 주사제를 섞거나 주사제를 주사기에 나눠 넣을 때 약사 등 약제팀이 맡는다는 응답은 이대목동병원 사건 후에도 29.6%에 그쳤다. 사건 전에는 13.3%였다. 약사 대신 중환자실 간호사가 주사제 준비를 맡는 비율이 여전히 높은 것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대목동병원#신생아 집단 사망사건#주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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