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점심시간에 은행 창구업무 중단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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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산별교섭 진행 앞두고… “시간 통일해 점심시간 보장을”
은행 “고객 가장 많은 시간” 난색

은행권 노동조합이 모든 직원에게 1시간의 점심시간을 보장하고 은행 문을 닫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12일 진행되는 올해 첫 산별교섭을 앞두고 지난달 29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점심시간 폐점과 노동시간 단축, 정년 연장 등을 포함한 요구안을 제출했다.

금융노조는 현재 영업점 직원들이 교대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점심시간 1시간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모든 직원이 동시에 점심시간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점심 시간에는 영업점의 모든 PC를 일괄적으로 끄는 ‘PC오프제’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에선 점심시간에 1시간 내지 2시간 은행 문을 닫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점심시간을 이용해 은행을 찾는 소비자들이 아직 많아 은행들이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선 영업점에 고객이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가 점심시간”이라며 “직원 복리를 위해 심각한 고객 불편을 초래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에서는 “직장인들과 점심시간을 맞추자는 것은 아니다”며 “통상 오후 1시 이후 점심시간을 갖는 개인 병원처럼 일반 직장인과 점심시간을 달리 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금처럼 창구를 열어두고 교대로 점심시간을 갖는 대신 행원들의 점심시간을 기록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모바일뱅킹, 인터넷뱅킹, ATM 등 ‘비대면 거래’가 전체 거래량의 90%에 이르는 만큼 점심시간에 은행 영업점이 문을 닫아도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은행#창구업무#점심시간#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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