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신차배정, 실사 끝날때까지 연기… 노사 임단협 타결이 경영정상화 관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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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종료 4월말로 앞당겨질듯… GM, 결과 보고 투자계획 발표방침
신차 배정후 생산설비 구축 필요… 3년간 생산량 감축은 불가피
노조 부평공장서 철야농성 돌입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의 실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차 배정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사단도 빠르면 4월 20일 전후로 잠정 실사 결론을 내놓을 예정이라 노사 합의만 있으면 한국GM 사태 해결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신차 배정이 결정돼도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는 3, 4년 동안엔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결국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타결을 통한 비용 구조조정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과 한국GM 관계자들은 GM 본사에 비공식적으로 신차 배정 결정을 미뤄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다. 당초 GM은 3월 말로 기한을 정했었다. GM 본사는 이를 수용해 한국GM의 잠정 실사 결과에 맞춰 신차 배정을 포함한 투자 확약을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사단도 GM과 실사 협조가 잘되면 4월 말까지 가급적 실사를 종료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실사단과 GM은 업무 지원비 공개 등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사단은 GM 본사와 한국GM 사이에 오간 업무 지원비를 GM의 다른 해외 사업장 업무 지원비와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원하고 있다. 그래야 GM이 한국에서만 부당한 이익을 챙겼는지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GM 측은 해외 사업장 내부 자료를 받으려면 절차와 규정이 까다롭다며 “자료 제출은 어렵지만 미국 GM 본사로 직접 오면 내부 자료 열람 및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실사단에 전한 상태다. 엥글 사장은 실사 자료 제출 범위 등에 관한 본사 입장을 가지고 조만간 한국을 다시 찾을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실사 종료 시점을 기존 5월에서 4월로 당길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양측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실사를 마무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M 측은 그동안 한국GM에 신차를 배정하면 연간 50만 대 생산량을 유지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이는 2022년 이후의 상황이다. 신차 배정이 결정 나도 3, 4년 동안 신차 양산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GM은 최근 인천시와 경상남도에 제출한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신청 서류에 2022년 이후 5년간 50만 대 생산량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 사이에는 약 37만 대 수준으로 생산량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차가 배정된다 해도 향후 3년은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한국GM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사의 임단협 타결이 중요한 열쇠로 주목받는 이유다. 고정비를 줄여 지속 가능한 재무 구조와 생산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한국GM 노조는 여전히 복리후생비 삭감 등에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5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실을 무단 점거했다가 6일 이를 해제했던 노조는 9일부터 인천 부평공장에서 노조 간부들을 중심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라며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군산공장 조합원 등은 청와대 앞에서 노숙투쟁을 벌인다. 한편 노사는 10일 오후 제8차 임단협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측은 10일 예정된 생산직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은 차질 없이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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