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장난?… 가르시아 한 홀 8오버 ‘옥튜플 보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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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작년 챔프, 컷오프 위기… 1R 15번홀 연못에 다섯번 퐁당

일반적인 주말 골퍼들에게 한 홀에서 기록할 수 있는 최악의 스코어는 퀸튜플 보기다. 파5홀에서 5타를 잃는 게 퀸튜플이지만 이 용어 역시 잘 쓰이지 않는다. 파5홀에서의 더블 파(해당 홀 기준 타수의 갑절 스코어) 이상의 스코어는 일명 ‘양파’로 처리한다.

그런데 6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옥튜플’ 보기가 나왔다. 한 홀에서 8오버파를 친 비극의 주인공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38·스페인·사진)였다.

가르시아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7435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15번홀(파5·530야드)에서 8오버파를 치며 중간 합계 9오버파 81타를 적어냈다. 참가자 87명 가운데 공동 85위에 머물러 컷 통과조차 불투명해졌다.

14번홀까지 2오버파를 기록하던 가르시아는 티샷으로 322야드를 보냈다. 핀까지 206야드를 남기고 가르시아는 6번 아이언을 선택했다. 그런데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은 그린에 올렸으나 뒤로 미끄러져 내려와 연못에 빠졌다. 1벌타를 받고 공을 드롭한 가르시아는 웨지로 네 번째 샷을 했는데 공이 또다시 연못에 빠졌다. 벌타를 받고 친 여섯 번째 샷, 여덟 번째 샷, 열 번째 샷이 계속해서 연못에 빠졌다. 공은 그린에 떨어졌지만 마치 빨려 들어가듯 데굴데굴 굴러가 물에 빠졌다. 연못에 들어간 공만 5개였다.

가르시아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좋은 샷을 한 것 같은데 공이 멈추지 않았다. 운이 나빴다. 그냥 그렇게 돼 버렸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가르시아가 기록한 13타는 이 대회 15번홀에서 나온 최악의 스코어다. 이전까지는 오자키 마사시(점보 오자키·1987년), 벤 크렌쇼(1998년), 이그나시오 가리보(1999년) 등이 11타를 쳤다. 13타는 전체 홀로 따져도 대회 한 홀 최다 타수 타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이날 가르시아의 모습이 1996년 개봉한 영화 ‘틴컵’과 비슷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주인공 로이 매커보이(케빈 코스트너)는 US오픈에서 우승 기회를 잡았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공이 자꾸 그린에서 굴러 물에 빠지는 바람에 우승을 놓쳤다. 매커보이는 18번홀에서 12타를 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골프#세르히오 가르시아#옥튜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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