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내가 야권 대표선수”… 양보 7년만에 ‘서울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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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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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서울시장 후보 출사표

V3 본뜬 ‘만세 포즈’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뒤 두 손을 번쩍 들고 ‘만세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만세 포즈’는 자신이 만든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 
‘V3’를 본뜬 것으로 지난해 이를 담은 대선 포스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V3 본뜬 ‘만세 포즈’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뒤 두 손을 번쩍 들고 ‘만세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만세 포즈’는 자신이 만든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 ‘V3’를 본뜬 것으로 지난해 이를 담은 대선 포스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6·13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한 이후 7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당내 반대에도 당 대표로 복귀한 뒤 바른미래당을 창당하기까지 갖은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던 그에게 이번 서울시장 출마는 사실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막 승부수다.

○ 安 “박원순 시장이 잘할 것이라 믿었는데…”

7년전 박원순에 ‘양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오른쪽)이 2011년 9월 6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포옹하는 모습. 동아일보DB
7년전 박원순에 ‘양보’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오른쪽)이 2011년 9월 6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포옹하는 모습. 동아일보DB
4일 안 위원장은 서울시청 맞은편인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권의 대표선수로 나선 안철수로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7년 전 가을 안철수에게서 희망을 찾고 싶어 했던 서울시민의 열망에 답하지 못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다시 시작하겠다”고도 했다.

안 위원장은 자신이 여권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야당 후보임을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 부작용과 오락가락하는 대학입시제도, 재활용 쓰레기 대란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대해서는 “안 될 게 빤한 개헌안을 법무부 장관도 아닌 민정수석이 3부작 설명회를 하며 노골적으로 지방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력한 경쟁자인 박 시장과도 본격적으로 각을 세웠다. 안 위원장은 “(2011년 후보를 양보하면서) 박 시장이 그땐 잘하실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7년간 제대로 변화해야 하는 시기를 많이 놓쳤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시 예산 집행과 관련해 “몇몇 단체를 위한 예산이 아닌 시민을 위한 예산으로 되돌리겠다. 서울시 주변을 맴도는 예산 사냥꾼들은 더 이상 설 곳이 없을 것”이라고 박 시장을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와 관련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안 후보가 출마했으니 그분을 취재하는 것이 어떠냐”며 즉답을 피했다.

대선 후보였던 안 위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흥행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6·13지방선거는 활력을 띠는 분위기다. 그동안 대선 패배, 창당과 탈당 등 정치적 산전수전을 겪을 만큼 겪은 안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 임하는 자세는 7년 전과 많이 다르다. 더 이상 ‘아름다운 양보’ 같은 정치적으로 무책임하고 감성적인 행보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안 위원장은 최근 지인들에게 “7년 전 서울시장을 그냥 했더라면 시행착오가 많았을 것”이라며 “그동안 대선, 총선을 거치고 정당도 만들고 깨고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서울시장을 할 만큼의 정치적 경험을 쌓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을 앞세운 빅데이터와 소프트웨어가 활용되는 ‘스마트 도시’ 등 자신의 특기를 살린 서울 시정 5개 분야 공약을 제시했다.

○ 선거 막판에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

안 위원장은 자유한국당과의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질문에 “거듭 말하지만 야권 연대는 없다. 기득권 정당은 우리가 싸울 대상”이라고 일축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평소 “단일화는 없으며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바른미래당은 소멸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민주당을 상대하기 위해선 야권 후보 단일화가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양당에서 여전하다. 선거 막판에는 어떤 식으로든 단일 후보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민주당 지지율이 50%인 상황에서 두 야당이 모두 후보를 내는 것은 자멸”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지지율이 낮은 후보가 중도 사퇴하는 식의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는다.

최고야 best@donga.com·최우열 기자
#서울시장#안철수#바른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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