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관세 난타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美, 1300개 폭탄 투하… 中, 美서 수입 1∼3위 품목에 보복관세

중국이 4일 대두(콩)를 포함한 500억 달러(약 52조8600억 원)어치의 미국산 106개 품목에 대해 관세 25%를 부과하기로 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난타전으로 치닫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날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항공기, 화공품 등 14개 분야 106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 부과 방침을 정했다. 중국 상무부가 밝힌 관세 부과 품목에는 대두를 포함해 옥수수, 신선 쇠고기, 냉동 쇠고기 등 농축산품이 포함됐다. 미국의 대중 수출품 1∼3위인 곡물 항공기 자동차가 모두 포함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하루 전인 3일(현지 시간)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500억 달러어치의 1300개 중국산 수입품목을 발표한 데 따른 보복성 조치다. 미국이 자국의 미래 전략산업을 타깃으로 관세 폭탄을 터뜨리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아킬레스건 공략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미국 중서부의 팜벨트(농업지대)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이었다. 미국 대두 생산량의 3분의 1은 중국으로 수출된다. 지난해 중국은 미국산 대두 140억 달러(약 14조9000억 원)어치를 수입했다.

USTR는 전날 58쪽 분량의 관세 부과 목록을 공개했는데 여기엔 반도체, 통신장비, 리튬배터리, 항공기 부품, 의료기기 등 중국이 내놓은 첨단산업 육성전략 ‘중국 제조(메이드 인 차이나) 2025’ 품목이 상당수 포함됐다. USTR는 “미국 회사의 기술과 지식재산권을 중국 기업으로 이전하길 강요하는 중국의 정책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번 관세 부과 조치의 실제 시행 시기에 대해 “중국산 상품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상황을 봐가며 추후에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다음 달 22일 공청회를 열고 60일간의 조정 기간을 거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180일 이내에 관세 부과를 최종 결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고 있지 않다”며 “그 전쟁은 오래전에 미국을 대표하던 바보 같고 무능력한 사람들이 졌다”고 글을 올렸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시장에서 대두 값은 5.3% 급락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조은아 기자
#트럼프#시진핑#관세#보복관세#중국#미국#무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