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천안함 비아냥’ 이어 노동신문은 ‘폭침 조작’ 주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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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겨냥 “용납 못할 대결행위” 맹비난
리용호, 왕이 만나 “긴밀한 소통” 中 이어 러 방문… 핵문제 논의할 듯
남북 의전실무회담 5일 열기로

도종환 손잡고 미소띤 北 김영철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 예술단 합동공연에서 마지막 
곡으로 북한 노래 ‘다시 만납시다’가 연주되자 남북 관계자들이 손을 맞잡고 일어나 있다. 왼쪽부터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박춘남 문화상, 윤상 
음악감독. 일부는 노래를 따라 불렀으나 김상균 2차장은 노래를 부르지 않는 모습이 포착됐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도종환 손잡고 미소띤 北 김영철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 예술단 합동공연에서 마지막 곡으로 북한 노래 ‘다시 만납시다’가 연주되자 남북 관계자들이 손을 맞잡고 일어나 있다. 왼쪽부터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김상균 국가정보원 2차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박춘남 문화상, 윤상 음악감독. 일부는 노래를 따라 불렀으나 김상균 2차장은 노래를 부르지 않는 모습이 포착됐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입니다”라고 말해 유족을 기만했다는 지적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북한 노동신문이 천안함 용사 등을 기리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을 ‘대결광대극’이라고 비난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도 ‘북한의 소행으로 조작됐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3일 논평을 통해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23일 열린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대해 “명백히 북남 관계 개선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조선반도의 평화 흐름에 역행하는 용납 못할 대결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적폐청산을 떠드는 현 남조선 당국이 리명박 역도의 집권 시기에 조작되고 박근혜 역적패당에 의해 더욱 악랄하게 분칠된 반공화국모략사건을 거들며 맞장구를 친 것은 실로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관계 개선을 운운하고 뒤에서는 대화 상대방을 중상하는 이런 이중적인 처사가 지속된다면 북남관계의 순조로운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영철이 2일 북측의 보도 통제에 대해 우리 기자단을 만나 사과하는 자리에서 “(제가) 천안함 주범이라는 사람”이라고 한 것도 농담이라기보단 북한이나 자신은 천안함 사건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강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은 이때 ‘천안함 사건’이 아니라 ‘폭침’이라는 말을 골라 썼는데, 이 역시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했다’는 사실을 비아냥거리며 반박하려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지난주 북-중 정상회담의 성과를 조속히 실천에 옮기자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북-중은 양국 최고지도자의 베이징 회담이 가리킨 방향에 따라 한반도 유관 문제에 대해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도 “현재 상황에서 북-중 전통 우의를 유지하고 발전하는 것은 양국 및 지역에 매우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리 외무상은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 참석 및 러시아 방문 길에 베이징에 들렀다. 이와 관련해 조선중앙통신은 “리 외무상 등은 아제르바이잔에서 진행되는 불가담(비동맹)운동 외무상 회의에 참가하고 러시아와 독립국가협동체(CIS·독립국가연합) 나라들을 방문하기 위하여 3일 평양을 출발하였다”고 전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 비핵화 협상 전략을 논의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부는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의전, 경호, 보도 실무회담을 북측의 요청으로 하루 연기해 5일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집에서 연다고 밝혔다. 또 정상 간 핫라인 설치 등을 협의하는 통신 실무회담은 7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다.

황인찬 hic@donga.com·주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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