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겨냥 “용납 못할 대결행위” 맹비난
리용호, 왕이 만나 “긴밀한 소통” 中 이어 러 방문… 핵문제 논의할 듯
남북 의전실무회담 5일 열기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입니다”라고 말해 유족을 기만했다는 지적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북한 노동신문이 천안함 용사 등을 기리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을 ‘대결광대극’이라고 비난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도 ‘북한의 소행으로 조작됐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3일 논평을 통해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23일 열린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대해 “명백히 북남 관계 개선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조선반도의 평화 흐름에 역행하는 용납 못할 대결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적폐청산을 떠드는 현 남조선 당국이 리명박 역도의 집권 시기에 조작되고 박근혜 역적패당에 의해 더욱 악랄하게 분칠된 반공화국모략사건을 거들며 맞장구를 친 것은 실로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관계 개선을 운운하고 뒤에서는 대화 상대방을 중상하는 이런 이중적인 처사가 지속된다면 북남관계의 순조로운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영철이 2일 북측의 보도 통제에 대해 우리 기자단을 만나 사과하는 자리에서 “(제가) 천안함 주범이라는 사람”이라고 한 것도 농담이라기보단 북한이나 자신은 천안함 사건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강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은 이때 ‘천안함 사건’이 아니라 ‘폭침’이라는 말을 골라 썼는데, 이 역시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했다’는 사실을 비아냥거리며 반박하려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지난주 북-중 정상회담의 성과를 조속히 실천에 옮기자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북-중은 양국 최고지도자의 베이징 회담이 가리킨 방향에 따라 한반도 유관 문제에 대해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도 “현재 상황에서 북-중 전통 우의를 유지하고 발전하는 것은 양국 및 지역에 매우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리 외무상은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 참석 및 러시아 방문 길에 베이징에 들렀다. 이와 관련해 조선중앙통신은 “리 외무상 등은 아제르바이잔에서 진행되는 불가담(비동맹)운동 외무상 회의에 참가하고 러시아와 독립국가협동체(CIS·독립국가연합) 나라들을 방문하기 위하여 3일 평양을 출발하였다”고 전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 비핵화 협상 전략을 논의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부는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의전, 경호, 보도 실무회담을 북측의 요청으로 하루 연기해 5일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집에서 연다고 밝혔다. 또 정상 간 핫라인 설치 등을 협의하는 통신 실무회담은 7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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