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썼어 박인비, 1박 2일 혈투는 처음이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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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시즌 첫 메이저 ‘ANA’
4차 연장서도 승부 못 가려 린드베리와 3일 0시 재대결
교포 제니퍼 송은 3차서 탈락

어둠 속의 대결 박인비가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CC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 4차 연장전에서 해가 저물어 어두워진 가운데 파 퍼팅에 성공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연장전 상대인 페르닐라
린드베리. 일몰로 4차 연장전을 끝으로 더 이상 경기를 치를 수 없어 이번 대회는 사상 첫 ‘1박 2일 승부’가 됐다. LPGA 제공
어둠 속의 대결 박인비가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CC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 4차 연장전에서 해가 저물어 어두워진 가운데 파 퍼팅에 성공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연장전 상대인 페르닐라 린드베리. 일몰로 4차 연장전을 끝으로 더 이상 경기를 치를 수 없어 이번 대회는 사상 첫 ‘1박 2일 승부’가 됐다. LPGA 제공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은 대회 47년 사상 처음으로 일요일이 아닌 월요일에 막을 내리게 됐다.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CC(파72)에서 열린 마지막 4라운드 종료 후 4차 연장전까지도 우승자가 가려지지 않아 일몰로 경기가 순연돼 3일 0시에 재개됐기 때문이다.

‘1박 2일’ 승부를 펼친 주인공은 박인비(30)와 페르닐라 린드베리(32·스웨덴). 박인비와 린드베리, 재미교포 제니퍼 송(29)은 나란히 최종 합계 15언더파로 연장에 들어갔다. 3명이 연장전에 나선 것도 대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8번홀(파5)에서 계속된 연장전에서 제니퍼 송이 3차 연장전에서 탈락한 가운데 박인비와 린드베리는 팽팽히 맞섰다.

4라운드 후 이동을 위해 짐을 쌌던 박인비 가족은 숙소로 돌아가 즉석밥과 밑반찬으로 저녁을 해결해야 했다. 박인비는 “이런 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전까지 박인비는 연장전을 6차례 치러 3승 3패를 기록했다. 메이저 대회에선 2차례 연장전에서 모두 이겼다. 박인비에게 잊지 못할 연장전의 경험은 2015년 롯데챔피언십에서 나왔다. 당시 김세영은 4라운드 18번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리고도 칩인 파로 박인비와 연장전에 들어간 뒤 기적 같은 샷 이글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박인비는 퍼팅도 하기 전에 패배를 떠안은 뒤 그린 밖에서 김세영에게 축하 인사를 했다.

골프에서 연장전(playoff)은 대부분은 서든데스 방식이다. 한 홀에서 승부를 가린 뒤 결판이 날 때까지 반복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최장 연장전 기록은 1949년 모터시티오픈에서 나왔다. 케리 미들코프와 로이드 맹그럼은 11차 연장에서도 결판을 내지 못했고, 날이 어두워져 더는 경기를 계속할 수 없게 되자 대회 조직위원회는 공동 우승을 선언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최장 연장 승부는 1972년 코퍼스크리스티시비턴오픈이다. 당시 조 앤 프렌티스는 샌드라 파머와 캐시 위트워스를 연장 10번째 홀에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2년 LPGA투어 킹스밀챔피언십에서 신지애는 폴라 크리머와 이틀에 걸쳐 9홀까지 가는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에서는 2001년 SK텔레콤오픈에서 위창수가 7개홀 연장을 벌여 강욱순을 따돌리고 정상에 오른 게 최장 기록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다 연장 챔피언은 박사 골퍼 서아람이다. 서아람은 1997년 동일레나운 레이디스클래식에서 강수연과 11홀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안았다. 2009년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 결승에서 유소연이 9홀 연장 끝에 최혜용을 제친 것도 연장 명승부로 손꼽힌다. KLPGA투어 최고령 선수인 ‘엄마 골퍼’ 홍진주(35)는 2016년 팬텀클래식에서 일몰로 라이트를 켜고 경기를 하는 악조건을 뚫고 3차 연장 끝에 우승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국여자프로골프#박인비#골프 연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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