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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맺은 인연, 느낌으로 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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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맺은 인연, 느낌으로 통해요

임보미 기자 입력 2018-03-15 03:00수정 2018-03-15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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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스키 선수-가이드러너의 세계
슬로바키아 파르카쇼바-슈브르토바, 10년간 호흡 맞춰 평창서만 金4
양재림-고운소리 3년 동고동락
시각장애 알파인스키 선수 헨리에타 파르카쇼바(왼쪽)와 가이드러너 나탈리아 슈브르토바. 정선=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앞에서 달리는 가이드러너를 필요로 하는 시각장애 알파인스키 선수는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급경사를 오로지 가이드러너의 소리에 의지해 내려오는 일은 웬만한 신뢰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친형제자매가 가이드러너로 나서도 서로 언성을 높이는 일이 잦다.

14일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시각장애 대회전 경기에서 평창 패럴림픽 4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번 대회 알파인스키 전 종목 석권에 금메달 하나만 남겨둔 슬로바키아 헨리에타 파르카쇼바(32) 역시 자신의 메달 획득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10년간 함께해 온 가이드러너 나탈리아 슈브르토바(29)를 꼽는다.

다섯 살 때부터 선수 생활을 하던 슈브르토바는 고등학생 때 유학을 가면서 선수 생활을 접었다. 하지만 대학 입학을 위해 슬로바키아로 돌아왔고 다시 스키를 탔다. 새 가이드러너를 찾던 파르카쇼바에게 어린 시절의 코치가 슈브르토바를 소개했다. 파르카쇼바는 첫 만남을 이렇게 기억한다.

“완전 쇼크였다. 전 가이드러너는 덩치 큰 중년 남자였는데 정말 작고 마른 여자애가 와 있었다(웃음). 코치님한테 장난치시는 거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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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슈브르토바는 3남 1녀로 형제 중 홀로 여자였던 파르카쇼바에게 ‘막내 여동생’이 됐다. 상반된 성격은 둘을 더 친하게 만들어줬다. 파르카쇼바는 침착하고 느린 반면 슈브르토바는 말도, 행동도, 스키도 뭐든지 빠르다. 선수 생활을 오래했던 터라 지는 건 못 참는 성격에 늘 파르카쇼바에게 “빨리 오라”고 말한다. 둘은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부터 패럴림픽 메달 11개를 긁어모으고 있다.

폐회일인 18일 주종목 회전에서 생애 첫 패럴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양재림(29) 역시 2014 소치 대회 이후 고운소리(23)를 만나 3년간 함께 땀 흘렸다. 양재림은 “소리가 학교 후배라는 게 큰 도움이 됐다. 서로 도움이 될까 싶어 스포츠심리학 수업도 함께 듣고 밥도 함께 먹고 교정 곳곳을 거닐며 이야기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캠퍼스커플’ 같은 시간은 둘을 빠르게 하나로 묶었다.

14일 대회전에서 패럴림픽 데뷔전을 치른 황민규(22)도 처음 호흡을 맞췄던 가이드러너가 사정상 그만두게 되면서 평창 대회 준비에 어려움을 겪을 뻔했지만 함께 훈련을 보조했던 유재형 코치(27)가 나섰다. 유 코치는 “신뢰가 중요한데 갑자기 다른 사람과 훈련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훈련하며 친하게 지내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만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게르노트 모르겐푸르트(53·오스트리아)는 가이드러너를 찾는다는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를 본 오랜 친구가 자신의 아들을 추천한다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다. 그렇게 만난 게 크리스토프 그마이너(25)다.

새디 더본(20)은 ‘옆집 이웃’ 덕분에 스테이시 마넬라(22·미국)의 가이드러너가 됐다. 고등학생 때까지 선수 생활을 했던 더본은 무릎 부상으로 복귀에 실패한 뒤 목표를 잃어버린 삶에 힘들어했다. 하지만 새로 이사 간 옆집에 마침 마넬라의 코치가 살고 있었고 마넬라의 가이드러너 역할을 소개해 줬다. 더본은 “마넬라가 내 삶의 목표를 다시 찾아줬다”고 말한다.

정선=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시각장애#패럴림픽#가이드러너#알파인스키#헨리에타 파르카쇼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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