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아들… 나흘뒤엔 엄마와 딸… 일가족 3명 아파트서 잇달아 몸던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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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살 흔적 없고 유서도 발견 안돼
경찰, 행방 감춘 아버지 추적

아버지를 제외한 일가족 3명이 며칠 새 차례로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아버지 행적은 묘연하다.

14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영등포구 문래동 한 아파트에 살던 일가족 4명 가운데 장남인 대학생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4일 뒤 어머니와 여동생도 뒤를 따랐다.

A 씨는 9일 오전 10시 45분 자신의 아파트 옥상(20층 높이)에서 몸을 던졌다. 그는 이달 초 서울 소재 명문대 경영대에 입학했다. A 씨 가족은 경찰 조사에서 그가 평소 생활이나 대학에서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A 씨는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어 자살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가족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 씨 장례와 삼우제까지 치른 13일 오후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동생과 40대 어머니가 차례로 19층 아파트 작은방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다.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여동생은 출동한 구급대원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해 봤지만 역시 타살 흔적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A 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충격을 받은 어머니와 여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일단 보고 있다.

가족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이자 그간의 집안 사정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A 씨 아버지는 아들의 장례를 치른 뒤 행방불명 상태다. 경찰은 아버지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한 결과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모 호텔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신호가 잡혔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버지의 행적을 쫓는 한편 숨진 가족들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동혁 hack@donga.com·이지운 기자


#투신자살#영등포#일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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