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에 양보없다는 폼페이오… 트럼프 “나와 케미 잘 맞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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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폼페이오 美국무 등판]두달 앞 북-미정상회담 영향은

지난해 연평포격 현장 찾은 폼페이오 지난해 4월 한국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CIA 
국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연평도를 방문해 2010년 북한의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임호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왼쪽에서 세 번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오른쪽)이 함께했다. 사진 출처 주한미군 홈페이지
지난해 연평포격 현장 찾은 폼페이오 지난해 4월 한국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CIA 국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연평도를 방문해 2010년 북한의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임호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왼쪽에서 세 번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오른쪽)이 함께했다. 사진 출처 주한미군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북-미 정상회담을 두 달가량 앞두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경질한 것은 협상의 물꼬는 텄으니 새 진용으로 본격적인 회담 준비에 들어가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호흡이 맞는’ 대북 강경파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외교라인의 새 사령탑으로 앉혀 북한과 비핵화 담판을 짓겠다는 복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에 대해 “우리는 케미스트리(호흡)가 매우 잘 맞았다. 그를 전폭적으로 신뢰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 2개월 남기고 북-미 정상회담 체제 전환

워싱턴포스트(WP)는 “외교 수장의 교체가 중요한 외교적 이벤트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어났다”며 “두 일이 서로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적 해법을 중시한 틸러슨 장관은 대북 정책에서 군사 옵션까지 불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잦은 이견으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수락과 관련해 “틸러슨 장관과는 별로 의논하지 않았다. 혼자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복심(腹心)’으로 믿을 만한 폼페이오 내정자를 앞세워 협상력을 끌어올리고 북한 비핵화를 관철시킬 것으로 보인다. 수잰 디마지오 뉴아메리카재단 선임연구원은 WP에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한 폼페이오가 틸러슨보다 자신을 더 잘 대변한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은 “외교적 폭풍우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거친 도전을 함께 헤쳐 나갈 제대로 된 팀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협상에 양보 없다” 대북 특사로 나설 수도

대북 협상파인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정권 교체나 붕괴, 무리한 통일, 주한미군의 38선 이북 진입은 하지 않겠다는 ‘4불(不)’ 약속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반면 폼페이오 내정자는 김정은 정권 교체까지 주장한 대북 강경파다. 그는 11일 CIA 국장 신분으로 “(북한과)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양보는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폼페이오의 과거 경력과 최근 발언을 볼 때 북한과 이란에 강경한 트럼프 행정부의 매파들과 보조를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인물이란 점은 협상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폼페이오 내정자가) 강경파이지만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점이 대화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북한이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의 직업 외교관들과 단절된 틸러슨 장관과 달리 군, 의회, 정보기관을 경험한 폼페이오 장관은 업무 추진력과 유연성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폼페이오 내정자는 군인 출신으로 임기 2년의 연방 하원의원을 6년 동안 지냈다.

폼페이오 내정자가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진두지휘하며 특사로 방북하거나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제3국에서 만나 협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북한의 노련한 협상가를 상대하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폼페이오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는 다음 달 9일 이후에나 열릴 것으로 보인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폼페이오#트럼프#북미 정상회담#틸러슨#국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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