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동창회 50년 만에 첫 여성 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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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음대 명예교수 추대… 피아니스트 조성진 스승으로 유명

“순수한 모교 사랑으로 학교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차분히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신수정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76·사진)가 13일 제27대 서울대 총동창회장으로 추대됐다. 서울대 총동창회 설립 50년 만에 나온 첫 여성 회장이다. 신 교수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굉장히 사랑하는 모교이지만 서울대학교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기쁨보단 걱정과 버거움이 크다”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신 교수는 16일 정기총회에서 총동창회장에 공식 취임한다. 임기는 2년.

서울대 음대를 수석 졸업하고 서울대 역사상 최연소(26세) 교수로 임용됐던 신 교수는 유난히 ‘첫길’을 많이 열어 왔다. 1961년 제1회 동아음악콩쿠르 우승자였고 2005년부터 2년간 서울대 음대 첫 여성 학장도 지냈다. 이번 총동창회장에 오르며 또 한번 ‘첫길’을 연 셈이다.

신 교수는 “어쩌다 보니 ‘첫’자가 많이 들어가는 길을 걷게 됐다”며 “음대 동창회장을 6년 맡았다가 그 짐을 이제 벗었구나 생각했는데 총동창회장 추대 소식에 어깨가 무거워진다”며 웃음 지었다.

서울대 총동창회는 이날 만장일치로 신 교수를 회장으로 추대했다. 동창회 측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학으로서 총동창회장 선임에도 시대정신과 국민의 시선을 염두에 뒀다”며 “부드럽게 교감하며 모교를 지원할 수 있는 리더십과 충만한 애교심을 갖췄다”고 추대 사유를 밝혔다.

신 교수는 “사실 음악이란 세계에서 평생을 살아와서 여성과 남성의 역할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며 “세계적으로 여성의 활약이 많아지는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만큼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에서 명성이 높은 피아니스트인 신 교수는 다년간 동아음악콩쿠르 심사위원과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운영위원, 동아음악콩쿠르 50주년기념음악회 추진위원장을 역임했다. 독일 뮌헨 ARD 국제음악콩쿠르, 영국 리즈 국제피아노콩쿠르 등에서도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스승으로 유명하다.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음악분과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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