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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답정너’…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찍기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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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답정너’…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찍기만 하면 돼

박민우 특파원 , 동정민 특파원 입력 2018-03-13 03:00수정 2018-03-13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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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선, 크림반도 합병 4주년인 18일 투표… ‘21세기 차르’ 4선 확정적

“크림반도 반환은 절대 있을 수 없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6)은 11일 공개된 다큐멘터리 ‘푸틴’에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에 거듭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4주년이 되는 18일, 러시아 시민들은 거리로 나설 예정이다.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2014년 당시 살짝 휘청거리던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은 크림반도 합병 이후 지지율 80%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4선 성공은 지난해 12월 그가 출마를 선언하기 전부터 거의 확정적이었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그에 만족하지 않고 압도적인 당선을 노리고 있다. 사실상 푸틴의 마지막 대선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푸틴은 2000년부터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두 차례 수행하고 2008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현 총리를 대통령으로 내세운 뒤 자신은 잠시 총리로 물러났다. 헌법상 ‘3연임 금지’ 규정 때문이었다. 푸틴은 총리 재직 중 개헌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려 2012년 대선에서 다시 대통령이 됐다. 새 헌법도 대통령 3연임은 금지해 푸틴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4선에 성공해 2024년까지 집권해도, 5선 도전은 78세가 되는 2030년에나 가능하다.

○ 역대 최고 득표율 노리는 크렘린궁

최근 성인 남성 잡지 ‘맥심’ 러시아판은 선정적인 속옷 모델을 고용해 투표 독려 캠페인 광고를 찍었다. 특정 후보의 이름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광고에 크렘린궁이 직간접으로 연관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크렘린궁은 “사기업에 이 같은 활동을 강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하지만 최근 러시아 내 상점과 주유소, 영화관 등도 대선 투표 캠페인에 유례없이 적극적인 모습이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투표율 70% 이상, 득표율 7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2년 ‘65% 투표율에 63.6%의 지지율’보다 높아야 한다는 얘기다. 푸틴의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 진보당 대표(42)가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일찌감치 출마가 좌절된 것도 크렘린궁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크렘린궁은 유권자들의 흥미를 끌어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러시아의 패리스 힐턴(힐턴호텔 상속녀)’으로 불리는 유명 방송인 출신 크세니야 솝차크(37)를 선거에 내보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 옛 소련 향수 자극하는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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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러시아여론연구센터(VTsIOM)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푸틴을 제외한 후보 7명 중 지지율 10%를 넘긴 후보는 한 명도 없다. 푸틴의 지지율은 69.1%. 이번 대선에서 80% 이상 득표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푸틴은 옛 소련 시절을 경험하지 않은 러시아의 젊은층에서도 인기가 높다. 유럽외교협회(ECFR) 보고서는 “러시아의 25세 미만 청년들은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집단에 속한다”고 분석했다. 급진적인 변화가 국가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18∼24세 러시아 청년의 86%가 ‘푸틴을 지지한다’, 67%가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빈곤과의 싸움 △삶의 질 개선과 경제 성장을 위한 기술 개발 △기업 환경 개선 등을 통해 러시아를 6년 안에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냉전시대 옛 소련을 그리워하는 유권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다. 푸틴은 2일 친(親)여권 사회단체 러시아인민전선이 주최한 미디어포럼에서 ‘할 수 있다면 어떤 역사를 바꾸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소련의 붕괴”라고 답했다.

○ 미러 대결구도 강화… 신(新)냉전 우려

푸틴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슬로건은 ‘강한 대통령, 강한 러시아’. 미국과 대결구도를 강화해 애국심을 자극하고 지지층을 더욱 견고하게 결집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1일 연례 국정연설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다”며 ‘초강대국 비전’을 들고 나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요격이 불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 등 차세대 신형 무기 6종을 공개했다. 이어 10일 그중 하나인 극초음파 킨잘(Kinzhal) 미사일이 시범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적대적 공생’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친분 관계를 과시했던 두 정상은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스캔들로 서먹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러시아와 미국은 대립각이 커졌다. 그러나 그만큼 푸틴 대통령도 ‘마이웨이’ 강대국 외교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터키, 시리아, 이란,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세력을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매체 ‘러시아투데이’는 “푸틴의 이데올로기는 복잡하지만 ‘러시아 퍼스트’(러시아 우선주의)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카이로=박민우 minwoo@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푸틴#러시아#대선#크림반도#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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