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胃 기능 살리고 절개부위 최소화로 ‘사망률 0’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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胃 기능 살리고 절개부위 최소화로 ‘사망률 0’ 도전

김상훈 기자 입력 2018-03-10 03:00수정 2018-03-2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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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기획]베스트닥터 <1>위암
조기 암 복강경수술 선구자
양한광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오른쪽)가 복강경을 통해 위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의료진이 가장 뛰어난 나라 또한 대한민국이다. 세계적인 출판사 ‘엘세비에르’가 운영하는 논문·인명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세계 상위 100명의 위암 명의 중 26명이 한국 의사다. 치료 실적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위암 5년 생존율은 75.4%다. 일본(64.5%), 미국(31.1%), 캐나다(25.0%)의 위암 5년 생존율은 국내 위암 10년 생존율(65.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건강검진이 널리 확대된 덕분이다. 서울대병원이 자체 환자를 분석한 결과 2년마다 검진할 때 암을 발견한 경우 81%가 조기 위암이었다.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 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

위암 분야에서는 수도권 5명, 비(非)수도권 1명 등 6명의 베스트닥터가 선정됐다. 베스트닥터들이 권하는 최선의 예방법 역시 정기 건강검진이었다. 실제로 위암에 걸렸다고 해서 당장 증세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복통, 식욕 저하, 울렁거림, 체중 감소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이미 암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런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위암 4기로 진단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수술 기법은 진화한다. 2000년 이전에는 주로 배를 여는 개복(開腹) 수술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이후 배에 작은 구멍을 내고 카메라를 넣어 내부를 들여다보며 수술하는 복강경(腹腔鏡) 수술이 도입됐다. 최근에는 로봇 수술까지 시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절개 부위가 작을수록 통증도 적고 회복이 빠르다. 하지만 무턱대고 최신 수술 기법을 쓸 수는 없다. 환자의 몸 상태나 병기에 따라 수술 방법을 결정한다. 요즘 널리 쓰이는 복강경 수술은 대체로 조기 위암에 적용한다. 난치성 혹은 3기 이후의 진행성 위암이라면 개복 수술을 더 많이 한다.

수도권 베스트닥터로 선정된 양한광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58), 김형호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56), 한상욱 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55) 등 3명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복강경 위암 수술의 선구자이자 대가라는 점이다.

○ 복강경 위암 수술을 선도하다

복강경 위암 수술이 도입됐을 당시엔 생소했다. 새로운 기술을 검증하고 표준화할 필요가 있었다. 2005년 양 교수를 중심으로 대한위암학회 산하에 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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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는 복강경 수술을 본격 연구해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당시만 해도 복강경 위암 수술에 대한 연구 자료는 크게 부족했다. 전 세계가 이 연구회를 주목했다. 특히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의 장기 생존율이 동일하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을 때 반향이 컸다.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 리뷰(Nature Review)’가 연구회를 ‘마스터(Master)’라 칭찬할 정도였다.

양 교수가 이 연구회의 초대 회장이었다. 김 교수도 나중에 회장을 맡았다. 한 교수는 현재 회장으로 있다. 결국 3명의 베스트닥터 모두가 국내 복강경 위암 수술을 이끌어간 셈이다.

조기 위암의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 생존율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한 인물이 김 교수다. 김 교수는 2004∼2010년 위암 환자를 분석했고, 그 결과 양쪽의 수술 후 생존율이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 교수는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동일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암 정복 추진연구개발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 교수는 2011∼2015년 환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작업을 마쳤고, 다음 달부터 본격 분석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종 결과는 올해 10월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진화하는 복강경 수술 기술

복강경 위암 수술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양 교수는 위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수술을 선보였다. 위의 출구이자 십이지장과 연결된 ‘유문’의 위쪽을 절제하는 ‘유문 보존 위절제술’이 바로 그것이다. 양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병원 위암 수술팀은 2007년 세계 최초로 누적 2만 건의 위암 수술을 기록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환자의 90% 이상을 복강경으로 수술한다. 특히 ‘단일 절개 복강경 위암 수술’로 유명하다. 보통은 복강경 기구를 넣기 위해 배에 5개 정도의 구멍을 뚫는다. 하지만 김 교수는 배꼽 부위를 2.5∼3.5cm 정도만 절개한 후 카메라를 포함한 모든 복강경 장비를 한꺼번에 삽입한다. 완치율은 다른 수술 방법과 비교해 비슷하지만 절개 부위가 한 곳이기 때문에 수술 후에 통증이 적고 진통제 사용도 적다. 미용 측면에서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감염 위험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한 교수 또한 거의 모든 환자를 복강경으로 수술한다. 이 때문에 복강경 위암 수술의 대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위 절제 수술 때 장기를 쉽게 연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스테이플’이란 기구를 사용하면 환자의 안전성도 높아지고 웬만한 의사는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것이 한 교수의 설명이다.

○ 병원 암센터의 수장들

세 교수 모두 병원 암센터의 주축이다. 양 교수는 2011년부터 서울대병원 위암센터장을 맡고 있다. 김 교수도 분당서울대병원 암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한 교수는 아주대병원 위암센터장 외에 기조실장도 겸하고 있다.

세 교수는 대외 활동도 활발하다. 양 교수는 대한위암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2016년 미국외과학회와 유럽외과학회의 명예회원으로 동시에 위촉됐다. 세계적인 두 외과학회에 동시에 명예회원으로 위촉된 한국인은 양 교수가 처음이다. 양 교수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요즘도 일본, 중국, 유럽, 미국, 브라질 등에서 매년 의사 20∼30명이 양 교수에게 위암 치료와 수술 기법을 배우기 위해 서울대병원을 찾는다.

양 교수는 특히 환자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2004년 12월부터 매주 수요일 위암 환자와 가족을 만나는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행사는 곧 700회를 맞는다.

김 교수는 대한암학회 이사를 지냈고, 지금은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의 인증평가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 교수는 위암 전문 국제학회지인 ‘위암저널(Journal of Gastric Cancer)’ 편집위원장,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 부회장, 대한위암학회 감사 및 간행이사를 맡는 등 여러 학회에서 맹활약 중이다.




▼ 풍부한 경험바탕 최신수술법 개발중 ▼

난치성 암 개복수술의 대가
노성훈 교수, 수술시간-출혈 최소화
김성 교수, 생존자 체계적 연구 주도



복강경 수술이 불가능할 때가 있다. 난치성 위암이거나 3기 이후의 진행성 위암인 경우다. 이런 때는 어쩔 수 없이 개복 수술을 해야만 한다. 다른 수술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개복 수술은 수술 건수가 많은 의사일수록 명의일 가능성이 높다. 의사들의 ‘수술 경험치’는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노성훈 연세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64)는 국내 최고의 개복 위암 수술 명의로 꼽힌다. 노 교수에게는 “제발 살려 달라”라며 찾아오는 3기 이후의 위암 환자가 상당히 많다. 조기 위암 환자에게는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이런 환자들은 개복 수술이 불가피하다.

노 교수는 1987년 위암 전문의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1만 명이 넘는 위암 환자를 수술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드문 대기록이다. 실적도 놀랍다. 수술 사망률 0.3%, 합병증 발생률 10%, 5년 생존율은 73%에 이른다. 국내 위암 치료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 교수는 요즘도 일주일에 7, 8회 수술을 한다.

노 교수는 수술 시간을 줄이고 최소 절개하는 수술을 지향한다. 수술 중 출혈을 줄이기 위해 칼 대신 전기 소작기를 쓴다. 수술 후에 당연히 써 왔던 콧줄을 없애는 방법도 고안했다. 이런 혁신을 통해 수술 시간을 4시간대에서 2시간대로 줄였다. 출혈도 줄어 환자의 5%만이 수혈을 받는다. 덕분에 마취제와 같은 약품도 덜 쓰게 돼 수술을 받은 환자가 다음 날 걸어 다니고 1주일 만에 퇴원하는 일도 적잖다.

1990년대 초반에는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암의 전이 기전을 규명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수술 후 항암요법이 위암 치료의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는 데도 노 교수의 임상연구가 큰 바탕이 됐다.

노 교수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연세암병원의 병원장을 맡고 있다. 대한암학회 이사장, 대한위암학회 회장,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국제위암학회 조직위원장 등을 두루 역임했으며 지금은 대한암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현재 대한위암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성 삼성서울병원 위장관외과 교수(63)도 개복 수술의 명의로 통한다. 다만 개복 수술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김 교수는 환자 상태에 맞춰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을 결정한다. 지금까지 7000여 명의 환자를 수술했고, 결과도 좋은 편. 수술 후 30일 이내 사망률이 ‘제로(0)’에 가깝다. 매주 최소한 10건의 수술을 한다.

김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위암센터장, 진료부원장을 두루 거쳤고, 현재 위암 수술 팀을 이끌고 있다. 김 교수는 2015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유전체 분석을 통해 진행성 위암의 임상 유형을 4가지로 분류해 과학저널 ‘네이처 메디슨’지에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논문을 근거로 암의 유전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유전체 정보에 입각한 정밀의료의 근거가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교수는 환자들이 암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대한암학회 산하 한국암생존연구회의 회장을 맡아 암 생존자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이끌고 있다. 현재 수술 후 5년이 지난 1500여 명의 환자들이 김 교수를 찾고 있다.


▼ 면역치료+항암제 투여 임상연구… 고령환자 수술합병증 완화 시도 ▼

非수도권 명의 박영규 교수



비(非)수도권 베스트닥터로 선정된 박영규 화순전남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56·사진)는 전남대 의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토박이’다. 베스트닥터 투표에서 수도권보다는 지방에서 더 많이 득표했다. 현재 이 병원 외과 과장을 맡고 있다.

수도권 3인의 베스트닥터가 맡았던 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의 회장을 박 교수도 지난해까지 맡았다. 총 6명의 베스트닥터 중 4명이 이 연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당연히 박 교수도 복강경 수술을 선호한다. 수술 적용 범위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진행성 위암 환자에게도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조기 위암 환자의 경우에는 위의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수술 방법을 도입했다.

진행성 위암의 표준 치료는 ‘수술-수술 후 항암치료’다. 박 교수는 이 방식이 최상의 방법인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대안으로 수술 전에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거나 면역치료제와 항암제를 함께 투여하는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진행성 위암과 고령 환자의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박 교수는 국내외 학술지에 100편 이상의 위암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 국제위암학회와 대한위암학회로부터 우수 연구자 상을 타기도 했다.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도 박 교수의 이름은 꽤 알려져 있다. 미얀마, 필리핀 등에서 매년 진행성 위암의 복강경 수술을 시연한다. 박 교수는 이와 별도로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술 후 조기 회복 프로그램’을 10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위암#베스트닥터#수술#복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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