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쌍중단 좋은 처방 입증”… 아베 “대화 응했다고 대가 줘선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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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앞길이 순조롭지 않을수도”
美 볼턴 “北 세계최고 사기꾼들
핵 결승선 앞에서 왜 멈추겠나”

다음 달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되고 북-미 대화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중국은 북-미 간 직접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일본은 정상회담 개최만으로 북한에 대가를 제공해선 안 된다며 대북 압박 유지를 강조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8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북한은 새로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했고 한국과 미국도 북한을 겨냥한 군사 훈련을 중단했다”며 “이는 중국이 제기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제의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을 조성하는 데 좋은 처방이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한반도 문제의 해결은 정확한 방향을 위해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며 “각국이 적극 호응하고 협력해 대화와 해결의 궤도로 복귀시켜야 하는 것이 다음 관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미 양측이 대화와 접촉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한반도 상황에 대해선 ‘빙동삼척 비일일지한(氷凍三尺 非一日之寒·얼음이 석 자나 언 것은 하루 추위에 다 언 것이 아니다)’이란 고사성어를 인용하면서 “터널의 끝에 서광이 비치고 있지만 앞길은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해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북한이) 대화에 응했다고 해서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북한에) 대가를 주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관계국과 연계해 북한의 정책을 바꾸기 위해 온갖 방법으로 압력을 최대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다음 주 일본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선 “한국 정부의 발표 때 분명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 설명을 듣고 깊은 의견 교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내부에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들이는 등 구체적인 정책 변화 없이는 북한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미국의 대표적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6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은 오로지 운반 가능한 핵무기를 손에 넣는 데만 진지하다. 북한이 결승선을 몇 미터 남겨놓고 왜 멈추겠느냐”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협상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세계 최고의 사기꾼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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