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슬라이딩센터 운영 불투명… ‘썰매의 기적’ 끝날까 걱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 회견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사용된 평창 슬라이딩센터의 운영이 불투명해졌다는 소식을 전한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 그는 “슬라이딩센터를 계속 활용할 수 있어야 한국 썰매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DB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사용된 평창 슬라이딩센터의 운영이 불투명해졌다는 소식을 전한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 그는 “슬라이딩센터를 계속 활용할 수 있어야 한국 썰매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DB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가 꺼지면서 경기장 사후 활용을 둘러싼 논쟁의 불꽃이 커지고 있다.

평창에서 스켈레톤 윤성빈의 금메달과 봅슬레이 남자 4인승 은메달을 이끈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은 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평창 슬라이딩센터의 운영이 불투명해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당초 이날 행사는 봅슬레이 4인승 은메달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이 감독은 오히려 비인기 종목의 잿빛 미래에 대한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이 감독은 “최근 정부 예산 부족으로 경기장 활용이 불투명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이제 갓 싹트기 시작한 한국 봅슬레이, 스켈레톤이 죽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천억 원을 들여 만든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마음껏 훈련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메달의 기적을 썼는데 일회성으로 끝날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행사에 참석한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 파일럿 원윤종은 “앞으로 월드컵 대회나 세계선수권이 있는데 다시 외국 나가서 해외 썰매장을 빌려 훈련해야 하게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예견된 일이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 종목 경기가 열린 평창 슬라이딩센터는 사후 관리 주최가 정해지지 않은 3개 경기장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17억 원 정도인 유지비를 마련할 방법을 못 찾아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현재 경기장 실소유주인 강원도는 평창 올림픽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과 관련해 정부에 국비를 늘려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맞선다. 강원도나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강원도 측은 평창 올림픽 경기장 모두를 운영하기엔 예산이 부족하니 정부도 비용 부담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조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경기장을 존치하려면 1년 내내 누군가 상주하며 냉매 가스(암모니아)를 관리해야 해 비용도 막대하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또 정부 지원이 줄면서 차세대 주자로 육성하려 했던 15명의 봅슬레이, 스켈레톤 고교생 및 대학생 유망주도 설 땅을 잃었다고 호소했다. 이 중엔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윤성빈과 함께 스켈레톤 시상대에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정승기(19)가 포함돼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평창올림픽#스켈레톤#봅슬레이#이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