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쇼크, 한밤 긴급최고위원회의… 靑 “어안 벙벙”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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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도저히 있을수 없는 일”… 지방선거에도 악영향 우려
안희정, 6일 도청직원 만남행사서도 “미투운동, 성차별 극복 과정”

5일 불거진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및 성추행 의혹은 향후 정치 지형을 뒤흔들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불과 99일 앞으로 다가온 6월 지방선거와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물론이고 2022년 차기 대선 구도까지 정치권에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당 내에서 안 지사가 갖고 있는 정치적 상징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의혹이 불거진 5일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출당 및 제명 절차를 밟기로 한 것도 이번 사안이 갖는 무게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안 지사를 비롯해 그와 가까운 국회의원들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안 지사의 정확한 소재도 파악되지 않았다. 정치권은 안 지사 파문이 보수 정서가 아직은 강한 충청권 지방선거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지사의 측근으로 충남도지사 경선에 나선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과 대전시장에 출마한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은 인기가 높은 안 지사의 지원에 기대 선거 전략을 짜고 있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의 핵심 자산이 큰 손상을 입었으니 지방선거는 물론 향후 정치 일정에 끼칠 악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충청권의 자유한국당 후보들에게는 기회가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대부분 “어안이 벙벙하다”며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지방선거 이후 8월 당 대표 출마와 차기 대선구도 등 안 지사의 향후 정치 행보도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안희정 현상’을 선보이며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그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지사는 ‘안희정’이라는 이름만으로 존재감이 있는 정치인이다. 그가 보여준 도덕적 고뇌가 가장 큰 강점이었는데 그게 무너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도덕적 우월이라는 진보정치 코드가 본격적인 논란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도 있다. 안 지사는 성폭행 의혹이 터지기 직전에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안 지사는 5일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3월 행복한 직원 만남의 날’에서 “미투 운동은 남성 중심적 성차별의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우 원내대표가 올 초 국회 본회의장에서 흰 장미를 들고 나와 미투 동참을 호소했지만 연이은 당내 피해 사례 고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과거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 캠프에서 일어난 성추행을 한 여성 작가가 고발한 데 이어 당 내부 게시판에도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김상운 sukim@donga.com·유근형 기자
#안희정#성폭력#미투#지방선거#충남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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