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미훈련은 南-北-美 대화 종속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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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특사단 5일 방북]대화 진전따라 축소 가능성 시사
北, 참수작전 포함 키리졸브에 민감
軍안팎 “독수리훈련은 조정 가능”

대북 사절단의 방북으로 정부의 북-미 ‘중매외교’가 본격화하면서 4월 초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의 운명도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북-미 대화 협의 결과에 따라서는 훈련 축소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군 당국 실무진은 4월 1일부터 5월 30일까지 두 달간 핵(核) 항공모함 등이 동원되는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전시상황을 가정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키리졸브 연습 역시 다음 달 23일부터 약 2주간 실시하는 것으로 확정한 상태다.

미국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추가 연기는 없다”고 못 박고 있는 상황. 하지만 최근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가 “(두 훈련 중) 독수리 훈련은 일정 조정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발언한 것을 계기로 통상 두 달간 실시되던 독수리 훈련의 기간 단축설이 불거지고 있다.

군 관계자들은 독수리 훈련 시작을 미루는 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예비군들인 ‘내셔널 가드’들이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만큼 훈련 시작일을 늦추면 큰 혼란을 피할 수 없다는 것. 반면 종료일을 앞당겨 훈련을 축소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각 군별 훈련 일부를 독수리 훈련이 끝난 뒤로 미루거나 훈련 중 휴식기를 줄이는 방법 등으로 훈련 기간을 비교적 쉽게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한미연합훈련은 ‘키리졸브’인 만큼 독수리 훈련 축소는 효과적인 대북 협상카드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북한과의 전면전에 대비한 ‘작전계획 5015’가 적용되는 키리졸브는 북한 핵시설 등 주요 시설 점령, 북한 수뇌부 제거 등에 대한 훈련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자칫 독수리 훈련 축소를 제안했다가 북한이 키리졸브를 포함한 전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역제안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연합훈련 축소를 북-미 대화를 위한 협상카드로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북-미 대화 진전에 따라 축소될 여지는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북-미 간)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종속변수”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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