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4년새 10만명 줄어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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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입학생 30만명선 추락

우리나라의 인구절벽이 갈수록 가팔라지면서 그 여파로 국내 유치원생 수가 향후 4년 내 10만 명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는 35만7700명으로 정부 예상보다 더 빨리 40만 명 선이 무너졌다. 초등학교에 앞서 유치원이 더 빨리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20년 전인 1997년 한때 38만 명에 육박했던 유치원 입학생은 최근 5년간 31만∼33만 명 선을 오르내리다 지난해 30만8648명까지 떨어졌다. 그 사이 유치원 학비에 대한 정부 지원이 늘고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면서 유치원에 가는 학생 비율(취원율)은 전체 만 3∼5세 아동의 50%까지 올랐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동 비율은 늘었는데, 유치원 입학생은 줄어드는 ‘저출산 쇼크’가 본격화된 셈이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는 2021년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1970년 100만 명을 넘은 연간 출생아 수는 지난해 35만 명 선으로 급락했다. 2002년 50만 명 선이 무너진 지 15년 만에 30만 명 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만든 지난해 정부 예상치(40만 명)보다도 5만 명이나 적었다.

최근 몇 년간 계속 연간 출생아 수가 줄면서 만 3∼5세 전체 유치원 학생 수는 지난해 69만4631명에 그쳐 7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지금 같은 저출산 기조가 이어진다면 4년 뒤인 2022년 유치원 적령기 어린이는 110만 명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유치원 취원율이 50.7%인 것을 감안하면 이 시기 전체 유치원생 수는 50만 명대에 그치게 된다.

국내 인구절벽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가팔라지자 교육계에서는 학교와 교원 수 관리에 있어 범정부 차원의 장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유치원 수를 포함해 학교시설 수급 계획을 짜는 교육청들은 대부분 3년 단위로 계획을 세울 뿐 장기적 추이는 보지 않는다.

만 3∼5세가 다니는 기관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돼 있는 점도 부처 간 세심한 정책 조율이 필요한 대목이다. 교육부가 관할하는 유치원은 현재 사립유치원의 반발로 국공립유치원 증설이 매우 더딘 반면 보건복지부 소관인 어린이집은 최근 국공립어린이집을 대폭 늘리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 입소난이 가장 심한 서울의 경우 올해에만 263곳이 국공립으로 전환한다.

교육계 관계자는 “유치원은 초등학교와 달리 사립의 비중이 매우 높아 민간 유치원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며 “공영형 유치원으로의 전환 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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